LH, 땅투기 사태이후 말로만 “혁신”… 전관특혜 고질병 못고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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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가 발생한 뒤 2년 만에 아파트 부실공사가 드러나며 LH 퇴직자 '엘피아' 문제가 되풀이되는 것은 LH 자체 혁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LH가 건설 시장에서 연간 10조 원 규모의 공사를 발주하는 등 건설업계 큰손으로 덩치가 커진 데 반해 조직 혁신과 체질 개선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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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10조 공사 발주하며 업무 독점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21년 경기 광명·시흥지구에서 LH 직원들이 택지 개발 발표 전 땅을 사들이는 등 ‘땅 투기’ 배경에도 전관 특혜가 있었다. LH 전·현직 직원이 결탁해 내부 정보를 이용해 함께 땅을 사들였고, LH 퇴직자가 재취업한 업체에 택지 감정평가 등 수백억 원대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부동산업계는 LH의 비대화와 기능 독점 등을 전관 특혜 등 각종 ‘구습’이 계속되는 원인으로 꼽는다. LH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통합돼 만들어진 조직이다. 특히 1980, 90년대 주택 200만 채 건설 등 대규모 택지 개발과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며 두 기업이 모두 덩치가 급격히 커졌는데, 제대로 된 구조조정 없이 2009년 두 기관이 통합됐다. 이후 공공택지 조성부터 주택 건설, 분양, 임대, 관리까지 전 과정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연간 10조 원 규모 공사와 용역을 발주하고 있다.
땅투기 사태 직후 ‘조직 해체 수준의 개혁’을 공언하고도 사실상 방치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국토교통부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LH는 재취업 제한 대상을 확대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국토부도 혁신안이 효과를 내는지 검증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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