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궁하면 손빼라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8. 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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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강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왕싱하오 八단 / 黑 김명훈 九단

<제4보>(46~61)=김명훈의 세계대회 최고 성적은 2022년 27회 삼성화재배 4강이다. 리쉬안하오, 탕웨이싱, 김지석 등 강자들을 연파하고 준결승서 신진서의 벽에 막혔다. 그보다 몇 달 앞서 열린 27회 LG배에선 설현준, 변상일을 제치고 8강에 올랐으나 우승자 딩하오에게 패했다. 메이저 결승 고지 진출이 김명훈의 당면 과제다.

흑이 ▲에 두어 백 한 점을 공격한 장면. 백은 본 척 만 척, 46으로 우변 흑진 파괴를 서둔다. 7분 만에 놓인 47은 매우 큰 곳이고, 자신의 단점부터 보강한 48도 침착한 정수였다. 50까지는 쌍방 흠잡을 데 없는 공방. 그러나 51은 과했다. 김명훈다운 화려한 착점이지만 ‘가’로 한 칸 좁혀야 했다. 참고도 9까지 패를 노리고 나서겠지만 백의 무리한 싸움이다.

57까지의 진행을 보면 51 한 점이 백의 강한 곳에 너무 근접해 있다. 60이 놓이니 흑이 백을 봉쇄하는 수단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앞서 57로 ‘나’에 두는 것은 백 57, 흑 ‘다’, 백 ‘라’로 휘둘리게 된다. 고심하던 김명훈, 우하귀 공격을 보류하고 61에 뛰어들었다. ‘궁하면 손빼라’는 기언(棋諺)대로다. 하긴 지금 백이 가장 취약한 지역이 좌상귀 일대인 것은 분명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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