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수영장 어린이 사고 속출…소규모시설 관리기준 전무

도내 일주일새 사상자 2명 발생
2곳 모두 농어촌민박업 등록업체
체육시설과 달라 안전관리 사각

강원도내 펜션 수영장에서 어린이들이 잇따라 물에 빠져 숨지거나 중태에 빠지는 등 물놀이 사고가 속출해 안전대책이 시급하다. 펜션 내 소규모 수영장의 경우 안전관리 기준 또한 없어 안전 ‘사각지대’로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펜션 내 위치한 소규모 수영장의 경우 체육시설로 등록되지 않아 물놀이 시설 안전관리에 매우 취약하다. 여기에 시민들의 ‘안전불감증’까지 겹치면서 인명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영월군 남면 펜션에 위치한 수영장에서 3살 여아가 물에 빠져 숨졌다. 수심 1m가량의 물에 떠 있는 상태로 발견된 해당 여아는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당시 부모도 동행하고 있던 상태인데 미처 아이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38분쯤 춘천시 남산면 백양리에 위치한 1.3m 깊이의 풀장에서 물놀이 하던 6세 남아가 물에 빠져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경찰은 당시 해당 남아가 물놀이 튜브에서 빠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처럼 도내 숙박시설 물놀이장에서 일주일동안 2명의 영아 사상자가 나오자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수영장은 ‘체육시설법’에 수영장 안전 운영과 규격에 대한 내용들이 명시돼 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등록 수영장의 경우 운영시간에 의무적으로 2인 이상의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펜션 자체적으로 설치한 소규모 수영장의 경우 체육 시설로 등록되지 않아 정식 수영장이 아니라 안전요원을 배치할 의무가 없는 등 관련 규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사고가 난 시설이 모두 이름만 ‘펜션’일 뿐 농어촌 민박업으로 등록돼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강원도내 등록된 농어촌 민박업은 총 5958개, 관광펜션업으로 등록된 업체는 103개다. 관광 펜션업을 경영하기 위해선 각 지자체에 한 신청 후 지정을 받아야 하는 등 등록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어촌 민박업의 경우 주택으로 분류돼 토지 이용에 제한이 없고, 소방 분야에서는 소화기·감지기만 갖추면 되기 때문에 여러 규제에서 다소 자유롭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방심하는 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물놀이 전에 사고예방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요령 숙지가 필수다”라고 말했다. 신재훈 ericjh@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