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해골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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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여행을 떠났다 길에서 해골을 만났다.
"그대는 삶을 탐하다 이 꼴이 됐나?" "혹, 나라를 망친 일이 있어 처형을 당했나?" "아니면 착하지 못한 행실로 이 모양이 됐나?" "그도 아니면 춥고 배고픈 어려움이 있어 이 꼴이 됐나?" 장자는 혼잣말이 끝나자 해골을 끌어다 베고 쿨쿨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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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여행을 떠났다 길에서 해골을 만났다. “그대는 삶을 탐하다 이 꼴이 됐나?” “혹, 나라를 망친 일이 있어 처형을 당했나?” “아니면 착하지 못한 행실로 이 모양이 됐나?” “그도 아니면 춥고 배고픈 어려움이 있어 이 꼴이 됐나?”
장자는 혼잣말이 끝나자 해골을 끌어다 베고 쿨쿨 잠이 들었다. 잠시 후 해골이 꿈에 나타났다. “그대가 말한 것은 모두 산 사람들의 걱정거리네. 죽으면 그런 걱정이 없어진다네. 자네, 죽음에 대해 들어보겠나? 죽으면 위에는 군주가 없고 아래에는 신하가 없다네. 사계절도 없어 입을 걱정, 땔감 걱정 없이 느긋하게 천지의 무한한 시간을 봄과 가을 삼으니 왕 노릇을 하는 즐거움일지라도 이를 도저히 넘어설 수 없다네.”
장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내가 목숨을 관장하는 신에게 자네의 영혼을 살아나게 하고 뼈와 살을 다시 만들어 부모 처자와 친구들에게 돌아가게 한다면 어쩔 텐가”
해골이 입을 크게 벌려 껄껄 웃었다. “내 어찌 천상의 즐거움을 버리고 다시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고생을 사서 하겠는가?”
중국 고전의 백미라고 하는 장자(莊子) 외편(外篇) ‘지락(至樂)’에 나오는 우언(寓言)이다. 사(死)의 찬미라기보다는 삶에 대한 집착을 타파하기 위한 설정이자 교훈이다.
필자는 미래가 짧은 사람이자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이다. 여명(餘命)이 길지 않아 젊은이들에게 짐이 되는 인간이다. 당연히 내년 4월 총선 날에는 방구석에 들어 앉아 가만히 있을 생각이다. 그래도 천상에서 임금보다 더 한 즐거움을 누릴 날이 있으니 위로 삼아 즐겁게 살고 있다.
어젯밤 장자를 읽다 뜬금없이 이런 의문이 들었다. 여명이라는 화두를 던졌던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남은 날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의 발언에 반갑게 화답하시던 양이원영 국회의원은 이집트 미라처럼 과연 영원하실까? 그리고 두분의 여명이 끝나는 날, 필자가 시종하는 영광을 누린다면 세상은 복된 삶이었다고 부러워할까.
남궁창성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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