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단상] 강원도청 제2청사, 강릉 주문진 영화 찾아야

정인수 2023. 8. 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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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수 제3·5대 강원도의원

2023년 7월 24일. 드디어 강원도 분청(分廳) 격인 제2청사 시대가 활짝 열려 기쁘다. 제2청사는 강릉뿐 아니라 영동지역의 오매불망하던 숙원이었다. 제2청사 시대를 연 김진태 지사의 용단에 뜨거운 마음으로 감사를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제2청사는 오래 전부터 거론되어 왔다. 역대 지사들은 좌우고면 하면서 용단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달랐다. 춘천 출신이면서도 민감한 영서지역 정서에 연연하지 않고 내린 강릉(주문진) 제2청사 결정은 쉬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쾌도난마의 결단을 보여 준 데 대해 감사하다.

거슬러 필자는 초선의원 시절 강원도의회에서 정책 발언을 통해 분도 문제를 공론화했다. 1991년 12월 3일 제32회 정기회에서 도정질문을 통해 “강원도를 분할, 강원 동도를 만들자는 (영동 주민들) 외침에 대한 지사의 확고한 의지와 용단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벌써 32년 전의 선견지명이었다. 두 개의 도(道)를 만들자고 주창한 것인데, 명칭만 다를 뿐 지금의 제2청사와 같은 맥락이다.

2020년 8월 17일 자 강원도민일보에는 ‘강원도 분청(分廳)은 시대적 소명이다’라는 제하의 글에서 지방분권 시대에 걸맞게 제2청사가 설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지않아 강릉∼제진 동해북부선이 개통되어 명실상부한 동해안·북방시대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제2청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차제에 김진태 지사에게 제안한다. 현재의 제2청사는 강원도립대 부속 건물에 더부살이하는 꼴이다. 제대로 된 청사 건립이 시급하다. 동가홍상이라 하여 본청 청사에 버금가야 한다. 예산 절감과 건립 시간 절약, 접근성을 들어 현재의 주문진 공설운동장과 인근 체육공원을 외곽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건립하는 방안이다. 아니면 당초 강원도립대학 설립 당시 4년제 대학을 염두에 두고 확보했던 별도 부지 2만여평에 건립하는 방안을 촉구한다.

강릉은 인구 급감과 낙후를 거듭하며 소멸지역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다. 실현성 없는 말장난이 아닌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이럴 때 강원도 제2청사가 들어선 것은 천재일우다.

강릉 인구감소의 비중은 주문진에서 비롯한다. 강릉시의 인구감소 전략은 주문진을 살려 공동화를 막는 것이 급선무다. 옛 명주군 시절 수부였던 주문진은 버림받아 절망의 소읍이 된 지 오래다. 강릉에서조차도 서자처럼 취급하여 변방의 서러움을 받아 가며 겨우 지탱해 왔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지역민의 자존심을 무시하는 매머드 지정폐기물 처리장 건립 공작이 한창 진행 중이다. 서글픈 현실이다.

제2청사 개청을 계기로 주문진은 지난날 영화를 찾아야 한다. 언 발에 오줌누기식은 안된다. 발상의 전환과 일대 쇄신이 필요하다.

필자는 평생 주문진 지킴이를 자처하면서 분골쇄신했다. 인문계 공립 주문진고등학교 설립에 이바지했다. 도의원 초선 시절 완성한 강원도립대학 설립은 22년에 걸쳐 이뤄낸 야심작이었다. 김병두 교육감의 절대적 지원으로 치열한 유치 경쟁을 뚫고 강원도교육공무원 연수원 설립을 성공시켰다. 역대 선거 때마다 표를 얻기 위해 우려먹었던 숙원사업 주문진 해안도로(세칭 소원로)를 개설했다. 존폐 위기에 처한 사임당연수원을 교육감과 담판하여 살렸다. 크고 작은 성과는 이뿐만이 아닐 것이다.

세월은 덧없이 흘러 어느덧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치열하게 한세상을 살았던 노전사(老戰士)는 석양을 바라보며 떠날 채비를 서둘려야 한 처지가 됐다. 자연의 순리다.

생전, 주문진 제2청사 개청 경사를 접할 수 있어 마냥 행복하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주문진 사람들은 뜨거운 애향심과 결속력을 가지고 지킴이로서 분발해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주문진으로 승화시킬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잊지 말라고 유언 삼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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