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탁신계 프아타이당, 총리 도전 좌절된 전진당 배제해 연정 추진

박재하 기자 2023. 8. 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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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의 프아타이당이 총리 선출이 좌절됐던 제1당 전진당(MFP)을 배제한 채 새로운 연립정부 구성에 앞장선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프아타이당은 이날 전진당과 결별해 차기 정부 구성에 나선다며 부동산 재벌 스레타 타위신을 총리 후보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타 대표와 전진당은 여전히 공약을 바꾸지 않겠다고 버텨 결국 프아타이당과 결별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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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 다해 전진당 지지했다…보수 진영 반대 강력"
'왕실모독죄 폐지' 걸림돌…탁신·군부 연합 현실화
2일(현지시간) 촌라난 스리깨우 프아타이당 대표가 태국 방콕에 있는 프아타이당 당사에서 전진당과 결별해 차기 정부 구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3.08.02/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태국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의 프아타이당이 총리 선출이 좌절됐던 제1당 전진당(MFP)을 배제한 채 새로운 연립정부 구성에 앞장선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프아타이당은 이날 전진당과 결별해 차기 정부 구성에 나선다며 부동산 재벌 스레타 타위신을 총리 후보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촌난 스리깨우 프아타이당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프아타이당은 최선을 다해 전진당을 지지했다"면서도 보수·군부 진영의 끊임없는 반대에 직면해 이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촌난 대표는 "프아타이당이 태국을 위기에서 구해내겠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태국 경제를 바로잡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전진당은 돌풍을 일으키며 하원에서 151석을 확보해 제1당에 올랐다. 하지만 총리 선출을 위한 의석수에는 못 미쳐 프아타이당 등 야권 7개 정당과 연정 구성 추진에 합의했다.

이에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는 지난달 13일 총리 선출 투표에 단독 후보로 출마했으나 친군부 성향의 상원에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과반 획득에 실패했다.

피타 림짜른랏 태국 전진당 대표가 19일(현지시간) 총리 선출을 위한 2차 투표 현장에서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23.07.1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피타 대표는 19일에도 야권 8개 연합에 의해 다시 후보로 지명됐으나 의회는 그가 같은 회기 내에 두 번 후보로 지명될 수 없다며 표결을 거부했다.

결국 피타 대표는 제2당이자 야권 연합의 일원인 프아타이당이 내각 구성을 주도할 수 있도록 공을 넘겼다.

이후 의회는 지난달 27일로 예정됐던 총리 선출 투표를 이달로 연기했다.

전진당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당이 필승 전략으로 내세웠던 '왕실모독죄 폐지' 공약이다.

왕정 국가인 태국에서는 왕실에 대한 비판이 금기시돼 왔다. 하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군주제 개혁 요구가 빗발쳤고 전진당은 왕실모독죄 폐지를 내세우며 총선에서 승리했다.

다만 태국에서 왕실이 가지는 의미가 남달라 군부 등 기득권층은 '절대 불가'를 외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군부가 임명하는 상원에서는 표를 줄 수 없다며 어깃장을 놨고, 하원 내 군부 진영에서도 "전진당과 절대 손잡을 수 없다"며 협력을 거부했다.

그러나 피타 대표와 전진당은 여전히 공약을 바꾸지 않겠다고 버텨 결국 프아타이당과 결별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프아타이당이 접촉한 보수 진영 정당들은 전진당 주도의 정부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총리 도전이 좌절된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MFP) 대표의 지지자들이 방콕 도심 아속 교차로에서 비오는 날씨에도 피타 대표의 선출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3.07.23/ ⓒ AFP=뉴스1 ⓒ AFP=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이런 가운데 군부 쿠데타로 물러난 뒤 해외 도피 중이던 탁신 전 총리가 오는 10일 귀국을 예고한 데에는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프아타이당이 군부 진영과 손을 잡아 정부를 꾸린다면 탁신 전 총리를 몰아냈던 세력과 탁신계 정당이 함께 태국을 이끄는 모습이 예상된다.

한편 피타 대표의 총리 도전 좌절로 촉발된 전진당 지지자들의 시위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날 프아타이당 당사가 있는 방콕에는 수백명의 전진당 지지자들이 차량과 오토바이로 경적을 울리고 "왕실모독죄 폐지"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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