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데스밸리 폭염 체험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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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은 다양하다.
1000㎞가 넘는 캘리포니아주 서부 해안의 1번 국도를 자동차로 달리면 서부 태평양 연안에 펼쳐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데스밸리(Death valley)가 그렇다.
데스밸리는 미국에서 가장 뜨겁고 건조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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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밸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북동쪽으로 약 400㎞ 거리,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국립공원이다. 미국 서부 주요 관광 명소 가운데 하나다. 데스밸리에는 덥고 건조한 환경이 만들어낸 독특하고 묘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 하얗게 펼쳐진 신비한 평야와 검은색 바위산, 각양각색의 협곡, 바람으로 일렁이는 모래사막, 척박한 땅에서 피어나는 노란색 꽃까지.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다.
데스밸리는 미국에서 가장 뜨겁고 건조한 곳이다. 여름에는 기온이 50도 넘게 치솟고, 해수면보다 85m나 낮은 분지로 연평균 강우량이 50㎜도 되지 않는 황무지다. 지구상에서 가장 인간에게 가혹한 땅이다. 제주도 7배 크기인 거대한 사막 협곡에 ‘죽음의 계곡’이라는 섬뜩한 이름을 붙인 건 서부개척시대 이곳을 지나다 죽을 고비를 넘겼던 개척민들이었다.
1913년 데스밸리가 기록한 56.7도는 지구상에서 측정된 가장 높은 온도다. 올여름에는 이미 54.4도를 기록했다. 최고 기온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13년 전 데스밸리의 더위를 직접 체험한 적이 있다. 4월 초였는데도 30도를 훌쩍 넘는 더위로 고생한 기억이 생생하다. 이곳에서 자동차가 고장나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스밸리에 극한의 무더위를 체험하려는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살인적 더위로 벌써 2명이 숨졌는데도 숫자가 적힌 온도계를 배경으로 폭염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는 것이다. 목숨을 건 폭염 체험보다는 데스밸리만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게 현명한 일이다.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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