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특수교사 고소 뼈아프게 후회···탄원서 제출할 것"
자신의 발달장애(자폐) 아들을 학대했다며 특수교사를 신고해 논란이 된 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41·사진)씨가 장문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2일 주 작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며칠 동안 저희 가족에 관한 보도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혼란과 피로감을 드렸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무엇보다도 저희 아이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같은 반 친구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모든 특수교사님들, 발달장애아동 부모님들께 실망과 부담을 드린 점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적었다.
이어 주 작가는 해당 교사를 고소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교사 면담을 하지 않고 바로 고소를 했느냐는 비난과 분노를 많이 보았다. 뼈아프게 후회한다”며 “지나고 나면 보이는 일들이 오직 아이의 안정만 생각하며 서 있던 사건의 복판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교사 면담을 신청했다가 취소했던 건 바로 고소를 하려던 게 아니라 상대 교사를 대면해서 차분히 얘기를 풀어갈 자신이 없는 상태에서 만났다가 오히려 더 나쁜 상황이 될까 하는 우려에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소를 진행하기 전 교육청과 학교에 문의를 했다”며 “분리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교사에게는 사법처리를 하지 않도록 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안내를 받은 곳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부모님들과 사건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았어야 했는데 섣불렀고 어리석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도 계속 사죄드리고 반성하면서 살겠다”면서 “저희는 선생님이 처벌받고 직위해제 되기를 바랐던 건 아니었다. 당시에는 어리석게도 막연히 이렇게 고소를 하게 되면 중재가 이루어지고 문제가 해결될 거라 믿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 모든 특수교사들의 권리와 헌신을 폄하하는 사람이 됐다. 저희 대응은 아이와 관련된 교사의 행위에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었다. 교육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시는 특수교사들을 향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대방 선생님이 특수교사로서 살아온 삶 모두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장애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로서 누구보다 특수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며 “분에 넘치는 배려와 사랑 속에서 우리 아이가 보호받았다. 아이의 상태를 우선 걱정해 주는 선생님들이 계신다”고 전했다.
그는 “특수교사는 아니지만 아이가 속한 일반학급의 담임 선생님께서 저희 아이가 사건 후 다른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끝까지 애써주셨다. 너무나 고맙고 죄송하다. 고충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 고통 속에 반성하고 있다. 살면서 갚겠다”고 감사를 표현했다.
해당 특수교사와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는 의사도 밝혔다. 주 작가는 “재판으로 다투게 되면 상대 교사에게도 큰 고통과 어려움이 될 텐데 한 사람의 인생을 재판을 통해 끝장내겠다는 식의 생각은 결단코 해 본 적이 없다”며 “형사사건이고 기소가 된 후여서 소취하는 법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사과를 하신다면 얼마든지 도울 것이라고 상대 교사 측에도 전했다”고 언급했다.
주 작가의 아내가 재판에서 해당 교사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 것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교사가) 사과보다는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신 걸로 보였다”며 “아이의 엄마는 상대 교사께 사과의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처벌을 원하느냐는 물음에 잠시 망설이다 ‘네’라고 답한 것”이라고 썼다.
또 주 작가는 “아내와 상의하여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며 “서로 만나지 못한 채 재판에 들어가고 나서야 상대 교사의 입장을 언론 보도를 통해 보았다. 직위해제 조치와 이후 재판 결과에 따라 교사의 삶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여기까지 와버렸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라도 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해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분노가 깊은 상황에서 저희 이야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짐작도 할 수 없고 두려운 마음”이라면서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물으시는 것에는 답하겠다. 다 하지 못한 이야기와 여전히 필요한 이야기가 있다면 앞으로 계속 성실하게 답변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장애 아동인 아들에 관해서도 부탁의 글을 남겼다. 주 작가는 “며칠 동안 저희 아이의 신상이나 증상들이 무차별적으로 여과 없이 공개가 되고, 열 살짜리 자폐 아이를 성에 매몰된 본능에 따른 행위를 하는 동물처럼 묘사하는 식의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TV 화면에는 저희 아이의 행동을 두고 선정적인 자막을 달아 내보낸다. 부모로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저에 대한 자극적 보도는 감내할 수 있지만 이것만은 멈춰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주 작가가 아들이 학대 당했다며 신고한 특수교사의 발언이 이날 검찰 공소장을 통해 공개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주 작가의 아들에게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라며 “너 싫어. 정말 싫어. 싫어 죽겠어”라고 말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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