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위상’에 해외도 교권 확보 ‘골몰’

김양순,유호윤 2023. 8. 2.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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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현장의 교권 추락과 교사들의 낮아지는 자존감,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보다 교사 위상 지수가 낮은 미국과 독일도 교권 확립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데요.

김양순, 유호윤 특파원이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학교에서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하는 선생님.

게임기를 빼앗기고 교사를 폭행한 이 17살 학생은 '1급 가중폭행'으로 기소됐습니다.

수사당국은 최대 30년 형이 가능한 중범죄로 본 겁니다.

미국 교사의 권리는 법으로 엄격하게 보장됩니다.

핵심은, 교사는 수업에 집중하고 교감, 교장이 학생지도를 맡는 겁니다.

[엘리자베스 스타인/미 랜드연구소 교육정책 담당 : "교사가 가르친다는 건 학생에게 사회성이나 행동을 지도하거나 정신건강을 신경 써줘야 한다는 걸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건 교장이 맡은 업무의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미국의 모든 교육청은 이렇게 학생의 권리와 의무를 담은 규약집을 해마다 발간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사인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안에는 문제가 되는 학생의 행동에 대해 교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도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가령 학생이 수업을 방해할 경우 한 두 번은 교사가 주의를 주지만 반복되면 먼저 학생지도 교사가, 그 다음은 교감, 교장이 대응합니다.

학부모 연락과 응대는 교감, 교장이 맡습니다.

[이원진/미 페어팩스 교육청 상담사·교장 : "교장 선생님이 부모님 편에 서서 저를 이해시키려고 하고 그런 거를 저는 겪어본 적이 없어요. 저만이 아니라 모든 선생님들이 다 같았을 거예요."]

교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은 금지, 수업 중 학생이 교사를 촬영하거나 교사가 위협을 받은 경우, 교내에 상주하는 경찰을 부를 수 있습니다.

[이원진/미 페어팩스 교육청 상담사·교장 : "학교에서 누구를 위협하는 행동을 했다라든지 법을 어겼다라든지 그러면 경찰들이 오세요. 가차 없어요. 이게 학칙이 아니라 법을 어겼어요. 그럼 수갑 채워서 나가요."]

미국은 법을 엄격히 적용하고 규정을 세밀하게 가다듬어 교권 보호에 힘쓰고 있습니다.

다만 이 체계는 교사와 교감, 교장이 상하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일 때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리포트]

지난 1월 독일의 한 직업학교 학생이 교사를 살해해 독일 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독일 공영방송 WDR/지난 1월 11일 : "8교시 이후 17살 남학생이 55살 담임교사를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극단적인 사례지만 교사에 대한 폭력은 독일에서도 큰 사회 문제입니다.

교장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에서 교사들이 폭행이나 괴롭힘을 당한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의 각 주 정부들은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바이에른주는 지난 3월 교사 폭력 대처 가이드라인 발표했는데, 특히 학교 측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피해 교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가 직접 가해자를 고발하도록 했습니다.

또 피해 교사가 트라우마를 겪지 않도록 보호장치도 마련했습니다.

피해 교사에겐 심리 치료, 의료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합니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은 수업에서 우선 제외한 후 징계하는데, 다시 학급에 돌아갈 길도 열어놨습니다.

학교는 폭력 성향에 대한 상담을 지원하고, 가해 학생은 반성문을 작성해 피해 교사 앞에서 직접 발표하도록 했습니다.

교사들은 또 교권 확립을 위해선 무엇보다 교사 부족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안냐 벤징어/독일 교원노조(GEW) 임원 :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원할 교사가 부족해서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것은 (학생들의) 공격적인 태도로 이어집니다."]

독일 교원 단체는 교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교사 수를 늘려 업무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에 꾸준히 충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뉴스 유호윤입니다.

촬영:이재원 하비에르 모야/영상편집:고응용 전유진/그래픽:임홍근 서수민/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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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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