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뇌물 의혹’ 경찰 고위간부 구속영장 기각

공수처 4번째 영장 기각
‘수사력 부족’ 오명 못 떨쳐

서울경찰청 소속 김모 경무관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업가로부터 수사 관련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수억 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현역 경찰 고위 간부에 대한 구속영장이 2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서울경찰청 소속 김모 경무관에 대해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 및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윤 부장판사는 김 경무관의 혐의에 대해선 “피의자가 A씨로부터 고액의 경제적 이익을 수령한 사실은 인정되고, A씨는 향후 형사사건 등의 분쟁에서 피의자로부터 도움받을 것을 기대하고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유에 대해선 “피의자가 수령한 경제적 이익과 다른 공무원의 직무 사항에 관한 알선 사이의 관련성이 명확하지 않고, 피의자가 구체적인 사건에서 알선 행위를 했다고 인정할 객관적인 증거도 부족하다”며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서 공수처는 다시금 ‘수사력 부족’ 논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2021년 1월 출범한 이래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의 ‘고발사주’ 의혹 관련 3번, 김 경무관 관련 1번으로 총 4번의 체포·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이란 결과를 맞았다. 공수처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