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여아 91명 성폭행···男보육기사 범죄에 호주 '충격'

[서울경제]

호주의 보육시설에서 일하던 남성 돌보미가 15년에 걸쳐 미성년자 수십 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현지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 1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호주 연방 경찰이 지난 2007년~2022년까지 15년간 여아 총 91명을 대상으로 성폭행 등을 저지른 혐의로 45세 남성 A 씨를 검거해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A 씨는 보육센터 10곳에서 남성 돌보미로 일하며 성폭행 136건, 10세 미만 아동과의 성관계 110건, 아동음란물 제작 613건 등 총 1천623건의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건 2014년부터다. 당시 경찰은 다크웹에서 대량 아동음란물 저장소를 발견한 후 용의자를 추적해 오던 상황이었다.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해 수사의 어려움을 겪던 중 작년 8월부터 수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음란물 사진의 배경이 브리즈번의 한 보육원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파악하면서다.

경찰은 우선 세 건의 범죄 혐의로 A 씨를 체포했다. 이후 A 씨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한 결과 A 씨가 모든 성범죄 행위를 촬영해 총 4천 개 이상의 사진과 영상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는 모두 사춘기 이전의 어린 여아였으며, 이들 가운데는 1살짜리 아이도 있었다. 경찰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 중 4명은 A 씨가 해외에서 일할 때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고 사실 확인을 위해 국제수사기관과 협력 중이다.

저스틴 고프 연방경찰청 차장은 "극악무도한 범죄가 벌어졌다"며 "피해 부모와 아이들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아이들에게 저지른 범죄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짓"이라며 "오랫동안 경찰에 봉직하며 사건으로부터 충격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지만, 이번 사건은 정말 끔찍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A의 여죄를 조사한 후 추가 처벌에 나설 방침이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