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을 외국인 만났는데, 오늘은 더 센 투수가…" 그래도 이정용이 기죽지 않은 이유

신원철 기자 2023. 8. 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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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용 ⓒ곽혜미 기자
▲ 이정용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오늘이 다섯 번째인데 그동안 상대 선발이 다 외국인 투수였다. 오늘은 외국인 투수보다 더한 선수가 나왔다. 그런데 그전 4번 중에 팀이 3번을 이겼다. 오늘도 내가 못해도 팀은 이길 거라는 마음을 갖고 경기에 들어갔다."

LG 이정용이 긍정의 힘으로 KBO리그 최고 투수 안우진과의 맞대결을 이겨냈다. 지금까지 4차례 선발 등판에서 한 번도 5이닝 이상 던진 적이 없었고, 이닝만큼 실점하기 일쑤였는데 2일 키움과 경기에서는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데뷔 첫 5이닝 투구를 넘어 첫 퀄리티스타트까지 달성하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이정용은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던졌다. 요즘 결과가 안 좋다 보니까 혼이 조금 덜 실렸던 것 같다. 좋았을 때를 생각하면서, 직구도 변화구도 끝까지 자신있게 던지자고 생각했는데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이정용이 말한 긍정적인 생각은 등판시 승률이다. LG는 이정용이 선발 등판한 지난 4경기에서 3승을 거뒀다. 이정용의 말대로 이 4경기 모두 상대 선발이 외국인 투수였다.

6월 25일 롯데전 댄 스트레일리, 7월 2일 KIA전 션 앤더슨, 9일 롯데전에서 다시 스트레일리, 27일 kt전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로 나왔다. 이번 경기는 지난 4경기와는 다른, '끝판왕'을 마주했다. 평균자책점 2.31로 리그 2위, 탈삼진 146개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키움 안우진을 만났다. 이정용은 안우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한치도 밀리지 않았다.

▲ 이정용 ⓒ곽혜미 기자

- 결과 때문일지 몰라도 시작부터 지난 경기들과는 달랐던 것 같다.

"솔직히 팔 풀 때 별로 좋지 않았다. 직구는 괜찮은데 변화구가 안 좋아서 힘든 경기가 될 것 같았다. 1회를 잘 넘겼고, (박)동원이 형도 리드 잘 해줘서 도움이 됐다."

- 포크볼이 패스트볼보다 많던데.

"그랬나? 사실 아까 말한 안 좋았던 공이 포크볼이다. 그래도 오늘 써보니 괜찮아서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

- 오늘 같은 투구라면 4피치 투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선발투수처럼 던진 것 같기는 하다. 솔직히 아프고 난 다음부터 욕심을 버렸다. 궂은 일은 내가 할테니 팀이 이기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 없다. 그래도 내가 5번 나가는 동안 팀이 4승했다. 내 승리를 떠나서 팀이 이긴 게 좋다."

- 커브는 임찬규, 포크볼은 김진성에게 배웠다고 하던데.

"올스타 브레이크 때 준비를 학는 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임)찬규 형이랑 캐치볼하다 느낌을 알아버렸다. 그래서 연습 경기 때 잘 써먹었는데 도움이 됐다. 포크볼은 (김)진성이 형이 알려줬는데 배운다고 뚝딱 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결과를 가져오니 좋다."

- 커브가 회전부터 낙차까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하더라.

"맞다. 그런데 아무리 알려줘도 솔직히 잘 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느낌을 딱 찾았다. 운이 좋았다."

▲ 이정용 ⓒ곽혜미 기자

- 최원태 합류로 다른 선발투수들에게는 기회가 줄어들 수 있는데.

"원래 불펜 투수였는데 선발로 바뀐 거라 보직 욕심은 없다. 올해는 건강하게 마무리하고 싶다. 어차피 군대 가기 전 시즌이고, 성적도 안 좋아서 내가 못 하더라도 팀에 좋은 기운을 주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 이제 선발로 감을 찾아가는데 다시 불펜으로 가기 아쉽지 않나.

"전혀 아니다. 내가 마운드 올라가서 하는 건 공 던지는 일 밖에 없다. 궂은 일은 내가 다 할테니 이겼으면 좋겠다, 그 마음 변함 없이 계속 갖고 있다."

-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이라 우승이 더욱 간절할 것 같다.

"물론이다. 싱숭생숭한 시즌이다. 그래서 많이 즐기려고 하는데 생각만큼 결과를 못 내니까 못 즐기게 되더라. 그런 면은 아쉽기는 한데, 그래도 길게 봤을 때는 경험하는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쭉 올라가기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 염경엽 감독은 뭐라고 하던가.

"포크볼이 되니까 잘 됐다고 말씀해주셨다. 감사하다가 아니라 죄송하다고 했다. 지금까지 잘 못해서 감독님이 더 힘드셨을 것 같았다. 많이 믿어주셨는데 그 믿음에 보답하지 못해서 할 말이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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