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 이번엔 “가상화폐는 증권”…권도형 요청 기각

[앵커]

가상화폐는 '증권'이라는 미국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가상화폐 테라, 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씨 관련 소송에서 나온 판결인데, 지난달 가상화폐를 증권이 아니라고 봤던 법원의 판단을 다시 뒤집은 겁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테라폼랩스와 권도형 씨를 '증권 판매를 통한 사기 혐의'로 제소했습니다.

권 씨가 '무기명 증권'인 테라를 통해 우리 돈 50조 원 규모의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게 핵심입니다.

권 씨는 이에 대해 테라는 '증권'이 아니고 '화폐'라며 증권거래위원회의 소송을 기각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해 왔는데,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이 같은 권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질 않았습니다.

가상화폐는 증권으로 봐야 하니 증권거래위원회가 제기한 소송은 계속 진행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권 씨가 근거자료로 내민 '가상화폐 리플을 증권으로 볼 수 없다'라고 한 뉴욕지방법원의 판결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3주 전 뉴욕지법은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판 가상화폐는 증권성이 없는 '상품'이라고 판단했는데, 이걸 다시 뒤집은 셈입니다.

가상화폐 거래는 증권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주장에 다시 힘이 실리게는 됐지만, 가상화폐마다 워낙 설계방식이 다 제각각이라, 증권성 여부와 관련한 법원의 판단은 물론 언제든 또 바뀔 수는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상대로도 증권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찰리 쿠퍼/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 전 이사 : "가상화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가상화폐는 계속 유지될 거라는 점입니다."]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도형 씨가, 테라 폭락 사태와 관련한 재판을 한국과 미국, 어디에서 받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촬영:서대영/영상편집:양의정/자료조사:이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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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경 기자 (bkha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