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관왕' 페디가 무너지다니... '통산 타율 0.185' 포수 기적의 역전 아치, 롯데 4연패 극적 탈출 [부산 현장리뷰]

부산=양정웅 기자 2023. 8. 2. 21: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롯데 정보근(오른쪽)이 2일 사직 NC전에서 4회 말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리고 기뻐하고 있다. NC 선발 에릭 페디(맨 앞)는 망연자실한 듯 주저앉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정보근이 2일 사직 NC전에서 4회 말 2점 홈런을 터트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 상상이나 했을까. 통산 타율 0.185의 타자가 올해 리그 최고 에이스를 상대로 결정적인 한방을 터트리며 팀의 연패를 끊어냈다.

롯데 자이언츠는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6-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지난달 28일 광주 KIA전부터 이어졌던 4연패 사슬을 끊은 롯데는 6위 KIA와 승차를 2경기 차로 유지했다.

이날 선발 매치업은 NC가 우세할 것으로 보였다. NC 선발 에릭 페디(30)는 올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14승 2패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하며 다승과 평균자책점, 승률(0.875) 3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반면 롯데 선발 찰리 반즈(28)는 7승 6패 평균자책점 4.06으로 뛰어난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롯데는 2회 2점을 올리며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비록 3회 2점, 4회 1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지만, 4회 말 포수 정보근(24)이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역전 투런포로 장식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그러면서 페디에게 시즌 최소 이닝, 최다 피안타, 최다 실점이라는 굴욕을 안겨줬다.

에릭 페디. /사진=NC 다이노스
8월 2일 사직 NC-롯데전 라인업 (최종 관중 1만 1444명)
- NC 다이노스: 손아섭(지명타자)-권희동(좌익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윤형준(1루수)-서호철(3루수)-도태훈(2루수)-박세혁(포수)-김주원(유격수). 선발투수는 에릭 페디.
- 롯데 자이언츠: 안권수(우익수)-김민석(중견수)-니코 구드럼(3루수)-정훈(1루수)-전준우(지명타자)-이정훈(좌익수)-박승욱(2루수)-노진혁(유격수)-정보근(포수). 선발투수는 찰리 반즈.
롯데는 이날 이정훈을 1군 엔트리 등록 후 처음으로 좌익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이정훈이 2군에서도 외야 수비 잘해줬다고 얘기 들었다.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미세한 근육통을 느낀 윤동희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선취점 올린 롯데, 그러나 NC는 순식간에 경기 뒤집었다
롯데 전준우(맨 오른쪽)가 2일 사직 NC전에서 2회 말 박승욱의 적시타 때 득점을 올린 후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예상을 깨고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2회 말 1사 후 5번 전준우와 6번 이정훈의 연속 안타로 만든 1, 3루 찬스에서 박승욱의 우익수 앞 적시타로 첫 득점을 올렸다. 이어 노진혁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만루 기회에서는 페디의 변화구가 빠지며 폭투가 되면서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NC의 타격도 만만찮았다. 3회 초 NC는 2아웃 이후 손아섭의 안타와 폭투로 만들어진 주자 2루 상황에서 권희동의 좌전 안타로 한 점을 따라갔다. 이어 4회 초 마틴과 윤형준의 연속 안타로 생긴 1, 3루 기회에서 도태훈과 박세혁이 연이어 적시타를 터트리며 스코어를 3-2로 뒤집었다. 앞선 롯데전(7월 12일 창원 경기, 6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볼넷 1실점)의 호투를 생각하면 롯데가 경기를 뒤집기는 어려워보였다.
'통산 타율 0.185' 정보근, 페디 상대 뜻밖의 홈런... 일순간 경기 뒤집은 롯데
롯데 정보근이 2일 사직 NC전에서 4회 말 역전 2점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정보근이 2일 사직 NC전에서 4회 말 역전 2점 홈런을 기록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롯데의 저력도 만만찮았다. 롯데는 4회 말 박승욱의 내야안타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1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한 선수는 8번 정보근. 페디의 2구째 스위퍼를 공략한 그는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10m의 역전 2점 홈런을 뽑아냈다.

이 홈런은 정보근의 통산 2번째 아치였다. 지난해 7월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낸 후 약 1년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타율이 0.185였던 정보근은 기적의 한 방을 터트렸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롯데는 2아웃 이후 김민석(2루타)과 구드럼(1루타)의 연속 안타로 한 점을 추가하며 스코어를 6-3으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결국 페디는 4이닝 9피안타 1볼넷 2탈삼진 5실점이라는 시즌 최악의 투구를 선보이고 강판됐다.
7-8-9회 삭제한 롯데 불펜, 4연패 끊은 숨은 공로
롯데 구승민이 2일 사직 NC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선발 반즈가 6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내려간 후 롯데는 불펜진을 가동했다. 7회 구승민-8회 최준용-9회 김원중을 기용한 롯데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결국 리드를 지켜냈고, 연패도 끊어낼 수 있었다.

특히 전날 경기 도중 타구에 맞고 강판된 구승민의 투혼이 빛났다. 경기 전 서튼 감독은 "구승민은 전사 같은 멘탈의 소유자다. '오늘 등판 가능하니 맡겨달라'고 했다고 밝혔는데, 그의 말처럼 부상을 잊은 투구가 빛났다. 또한 마무리 김원중은 세이브를 추가, 롯데 구단 소속 최다 세이브 신기록(95세이브)을 달성했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