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PGA 투어’ 구원투수 된 우즈…정책이사로 합류
LIV와 투자 협상 앞두고 선임
“투어 관계자에 최선 되도록 노력”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사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정책이사회 이사로 전격 합류했다. LIV 골프의 배후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의 투자협력 협상을 앞두고 새로운 거버넌스 확립과 투명성 제고의 필요성이 선수들로부터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PGA 투어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는 2일 우즈를 PGA 투어 최상급 결정기구인 정책이사회의 새 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우즈의 합류로 정책이사회의 선수 이사는 총 12명 중 6명으로 늘었다. 나머지는 사외이사 5명, PGA 아메리카(미국프로골퍼협회) 대표 1명이다. 기존 선수 이사는 패트릭 캔틀레이, 찰리 호프먼, 피터 맬너티, 로리 매킬로이, 웨브 심프슨이다.
우즈의 정책이사회 이사 선임은 지난달 31일 40여명의 선수가 모너핸 커미셔너에게 서한을 보내 골프의 미래에 대해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PIF와의 협상이 비밀리에 진행된 것은 PGA 투어가 선수 위주로 운영돼야 한다는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인 모너핸은 우즈를 구원투수로 영입함으로써 선수들에게 권한을 대폭 넘겨주고, 자신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선수들도 이 혼란한 시기를 정리해줄 적임자로 우즈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PGA 투어는 이번 결정으로 인해 “LIV 골프와의 파트너십 협상에 관한 한 모든 결정은 선수들을 위해, 선수들에 의해 이뤄지고 선수들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원칙을 확인한다”고 천명했다. 지난 6월 PIF와의 협상 발표 후 병가를 내고 두문불출했던 모너핸은 “깜짝 협상으로 인해 손상된 신뢰와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단계를 밟아 나갈 것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변혁의 시기에 PGA 투어와 선수들을 위한 구원투수로 나서게 된 타이거 우즈는 “PGA 투어에서 선수를 대표하게 돼 영광”이라며 “지금은 투어에 중대한 시점이다. 팬, 스폰서, 선수를 포함한 모든 투어 관계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은 우리가 우려하는 문제를 해결하기로 동의해준 모너핸 커미셔너에게 감사하며,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골프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그와 테이블에 앉기를 기대한다. 나 또한 그를 신뢰한다”고 모너핸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27년 투어 경력의 타이거 우즈가 PGA 투어 행정에 관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LIV 골프 출범 당시 천문학적인 돈을 앞세운 유혹을 뿌리쳤고 로리 매킬로이 등 동료들과 함께 PGA 투어를 지키기 위한 의지를 보여왔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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