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차 시급 10,700원…“다시 안 돌아갈 것”
[KBS 창원] [앵커]
최근 국내 조선업계는 잇따른 흑자 전환으로 불황 탈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용접과 도장 등 배를 만드는 데 필수 인력인 숙련된 하청노동자들은 여전히 고된 조선업 현장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KBS는 지난해 옛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 1년 이후에도, 열악한 조선업 숙련공의 저임금 실태와 정부 대책을 짚어봅니다.
먼저,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용접 경력 15년 차, 조선업 하청노동자 박광수 씨의 지난 5월 임금 명세서입니다.
시급 10,700원,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9,620원보다 고작 천 원 더 많습니다.
세금과 4대 보험료 등을 떼고 나니 손에 쥔 돈은 250만 원 남짓, 박 씨는 하청노동자 상당수가 잔업이나 특근,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린다고 말합니다.
[박광수/조선업 하청노동자 : "20년 넘게 일한 사람도 최저임금 받고 있는 사람이 수두룩하거든요. 대리운전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회사 끝나고 나면, 오토바이 타고 배달 일하시는 분들도…."]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
한화오션으로 이름을 바꾼 옛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은 지난해 51일 동안 파업을 하며, 이런 현실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정부도 상생협의체를 꾸려, 하청노동자의 임금을 현실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하청노동자들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원·하청 구조로 이뤄진 조선업에서 하청노동자의 임금을 올리려면 기성금인 공사대금을 먼저 올려야 하는데, 원청인 조선업체들이 과거 누적 적자 등을 이유로 대금을 충분히 지급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보길/조선업 하청노동자 : "기성금을 가지고 회사도 운영하고, 직원들한테 나눠서 임금을 책정해야 해서, (하청업체) 대표로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조선업 불황기에 현장을 떠난 숙련공들은 최근에도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낮은 임금과 노동 강도 때문입니다.
[전 조선업 하청노동자/음성변조 : "일당을 올려줄 생각은 안 하고, 계속 이 돈 주고 오라고 하잖아요. (사람들이) 이제 조선소를 안 오려고 해요, 다시. 대접은 안 해주고, 그만큼 돈도 안 되니까요."]
노동 집약산업인 조선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하청노동자들.
2015년 13만 3천여 명이었던 이들은 지난해 4만 5천여 명으로 급감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그래픽:백진영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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