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경수 "개인 기록은 완전히 끝…우승 한 번만 더"

이대호 2023. 8. 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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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20경기를 출장한다고 따졌을 때 꼬박 17년은 그라운드를 지켜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 2천 경기 출장이다.

41년 역사의 KBO리그에서 2천 경기 출장을 달성한 선수가 역대 20명도 안 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가치 있는 기록인지 설명해준다.

박경수는 "그때 감독님께 '덕분에 2천 경기도 했다'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선수들을 조금 더 잘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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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수원 SSG전에서 KBO리그 역대 18번째 2천 경기 출장
통산 2천 경기 출장을 달성한 kt 베테랑 박경수 [촬영 이대호]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1년에 120경기를 출장한다고 따졌을 때 꼬박 17년은 그라운드를 지켜야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 2천 경기 출장이다.

41년 역사의 KBO리그에서 2천 경기 출장을 달성한 선수가 역대 20명도 안 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가치 있는 기록인지 설명해준다.

kt wiz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39)는 2일 SSG 랜더스전 8번 타자 2루수 선발 출전으로 프로 데뷔 20년 만에 2천 경기를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18번째다.

LG 트윈스에 2003년 입단했던 박경수는 첫해 84경기 출장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LG에서 933경기에 출전하고 2015년 kt로 자리를 옮겼다.

kt에서는 확고부동한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해 1천67경기에 나섰고, 2021년에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광의 순간도 맛봤다.

2천 경기 출장을 달성하고 동료의 축하를 받는 박경수 [kt wiz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 후 만난 박경수는 "정말 선수로 의미 있는 기록이다.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하셨는데 제가 거기에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건 아니지만, 야수로 오래 하다 보니 이런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워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특히 kt로 이적한 뒤 진정한 전성기를 맞이한 걸 떠올리며 "kt는 제게 정말 감사한 팀이자 저를 만들어 준 팀이다. 더 책임감이 생긴다"고 고마워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경수를 축하하기 위해 5회가 끝난 뒤 클리닝 타임 때 직접 꽃다발을 전달했다.

박경수는 "그때 감독님께 '덕분에 2천 경기도 했다'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선수들을 조금 더 잘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박경수는 볼넷 2개를 골라 역대 23번째 볼넷 900개까지 채웠다.

그는 "볼넷 900개는 정말 몰랐다. 상대 팀이지만 동료 선수들이 축하한다고 얘기해주니 정말 고맙다. 기분 좋은 하루"라며 활짝 웃었다.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박경수 [kt wiz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경수가 뜻깊은 기록의 여운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건 팀이 상승세를 타서다.

한때 승패 마진 마이너스 14까지 추락해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kt는 무서운 속도로 승리를 쌓아 이제는 46승 43패 2무로 패배보다 승리가 많다.

어엿한 신흥 명문 구단으로 도약한 팀 분위기를 두고 박경수는 "이강철 감독님이 부임하고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셨고, 고참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고 저희도 그걸 알아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경험을 나누는 게 몸에 배어 있다"고 설명했다.

줄부상 속에 시즌 초반 최하위로 추락했을 때는 "올해는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로 간다" 싶었다는 박경수는 "막상 하다 보니까 이렇게 올라오는 걸 보고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은 박경수 [kt wiz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t의 상승세는 마치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러운 게 특징이다.

특정 인물이 억지로 분위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 선수들 모두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있다.

박경수는 "'오늘 무조건 이겨야 해'라는 분위기보다 '우리 것 하다 보면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워낙 선발진이 좋으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은퇴를 고민했던 박경수는 지금 얻은 성과가 마치 선물처럼 느껴진다.

"(목표로 하는) 개인 기록은 완전히 끝났다"고 손사래를 친 그는 "진짜 우승 한 번만 더 하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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