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넘는 비닐하우스 안...일손 놓을 수 없어 '막막'
[앵커]
요즘 같은 폭염에 한낮이 되면 비닐하우스 안은 그야말로 찜통을 방불케 합니다.
며칠 전에도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던 노인이 온열 질환으로 숨지기도 했는데, 일손을 놓자니 한해 농사를 모두 망치는 셈이라 농민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숨이 턱턱 막혀오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연신 장미 가지를 솎아냅니다.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아내고 얼음물도 들이켜보지만, 잠시뿐입니다.
장미 나무가 광합성을 해야 하니 햇볕을 가릴 수도 없어서, 비닐하우스 내부는 점점 뜨거워집니다.
오후 1시 기준, 이곳 비닐하우스 안 온도계 바늘은 42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곳곳에 선풍기를 설치했지만, 한낮이 될수록 강해지는 열기를 낮추기엔 역부족입니다.
온도가 오르면 꽃이 금방 자라나는 탓에 매출에도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신정례 / 경기 파주시 장미 농가 운영 : 원래 장미가 한 달 정도면 수확을 하거든요. (요즘) 20일 정도면 막 나오는 거예요, 너무 더우니까…. 상품 가치가 없어서 작년 매출의 반도 안 돼요.]
얼갈이배추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림막으로 뙤약볕을 가리고 대형 선풍기를 계속 틀어놓는데도, 온몸은 바로 땀범벅이 됩니다.
특히 배추는 폭염에 쉽게 물러버리기 일쑤라, 더울수록 밤낮없이 농사일에 매달려야 합니다.
[한권녕 / 경기 고양시 배추 농가 운영 : 갑자기 고온이 될 때 이 물건 상태가 하루아침에 망가져요. 그러기 때문에 거의 출하를 못 할 때가 많아요. 밤에도 우리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죠.]
지난달 31일, 경북 성주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던 90대가 더위에 쓰러져 숨지는 등 올해 온열 질환으로 숨진 사람은 벌써 20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애지중지 키운 농작물을 내버려둘 수도 없는 노릇이라, 농민들은 무더위에도 일손을 놓지 못한 채 오히려 더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촬영기자 : 노욱상, 이수연, 신홍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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