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2차 사과 “아내와 ‘아동학대로 신고’ 특수교사 선처 구하는 탄원서 제출 예정”
웹툰작가 주호민이 발달 장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특수교사 A씨를 고소한 가운데 2차 입장문을 발표했다.
주호민은 2일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에 “며칠 동안 저희 가족에 관한 보도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혼란과 피로감을 드렸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저희 아이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같은 반 친구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모든 특수교사님들, 발달 장애 아동 부모님들께 실망과 부담을 드린 점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계속 쏟아지는 보도와 여러 말들에 대한 저희 생각과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전 우선 상대 선생님을 직접 뵙고 말씀을 나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8월 1일 만남을 청했다. 대리인께서는 지금 만나는 것보다는 우선 저희의 입장을 공개해 주면 내용을 확인한 후 만남을 결정하겠다고 하셨다. 깊은 고민과 여전한 두려움을 안고 조심스럽게 저희의 입장을 밝힌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주호민은 “입장문을 준비하는 사이 공소장의 일부가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저희가 흘렸다거나 하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저희는 지금까지도 공소장을 보지 못한 상태이며 어떤 언론과도 접촉한 일이 없다”라고 해명도 긴급히 덧붙였다.
더불어 “작년 9월, 저희 아이가 일반 학급에 있는 동안 같은 반 여아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하였다.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여아의 부모님께 바로 전화로 사과를 드렸다. 저희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 부모님은 분리조치를 원하셨고, 2주가량 맞춤반(특수학급)으로 분리조치가 됐다. 상대 부모님께서 처음에는 사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셨지만 학교 회의를 통해 ‘지도사가 없는 시간은 맞춤반에 가있는다’라는 조치에 동의하시면서 사과를 받아주셨다. 당시 피해 아이와 부모님께서 느끼셨을 충격과 고통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어렵게 사과를 받아주셔서 감사하면서도 여전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재차 사과의 말을 전했다.
녹음기와 관련해서는 “아이가 바지를 내리는 행동을 한 날 이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아이도 놀랐고 긴장상태가 되었다”라고 짚었다. 주호민은 해당 사건 이후 아이가 위축된 어조의 사용, 강박적인 반복 어휘가 증가한 점 등 불안 증상을 보였음을 공개했다. 또한 아이가 같은 반 아이들에게 멀리 떨어졌고, 배변 실수가 잦아지는 것과 함께 등교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였음도 이야기했다.
이와 관련해 주호민은 “또래보다 인지력이 부족하고 정상적 소통이 불가한 장애 아이인지라 부모가 없는 곳에서 불안 증세를 일으키는 어떤 외부 요인을 경험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서 빠르게 교정하고 보호해 줘야 하는데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빠르게 떠오르지 않았다”라며 “그간 어린이집이나 특수학교의 학대 사건들에서 녹음으로 학대 사실을 적발했던 보도를 보아왔던 터라 이것이 비난을 받을 일이라는 생각을 당시에는 미처 하지 못했다. 어떤 보도나 반응에서도 녹음 행위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에 생각이 이르지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결국 이상행동이 계속되자 딱 하루 녹음기를 가방에 넣어서 보냈고, 어떤 외부요인이 있는지 확인을 하던 중 특수교사로부터 충격적인 말들을 듣게 됐음을 이야기했다. 주호민은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을 교정하려 노력했고, 그러면 다시 일반학급에도 갈 수 있다고 가르쳐왔던 저희는 교사가 아이에게 ‘너는 아예 돌아갈 수 없다,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다’라고 단정하는 말도 가슴 아팠지만, 그것이 이 행동을 교정하면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엄하게 가르쳐 훈육하려는 의도의 어조가 아닌, 다분히 감정적으로 너는 못 가라며 단정하는 것이어서 충격을 받았다. 감정적인 어조의 말들에서 교사는 아이의 이름 대신 야, 너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이것이 훈육의 차원이 아니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아이가 불안할 때 익숙한 노래 가사를 흥얼거리는 상동행동이 있는데, 그럴 때에 ‘그딴 말 하지 마’ 하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힘들었던 대목은 아이에게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를 반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었다. 녹음 속에서 아이는 침묵하거나 반사적으로 ‘네’를 반복하며 그 말들을 받아내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주호민은 “비로소 아이의 이상행동들이 이해가 됐다. 그 당시 부모의 처지에서 그 녹음을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아이를 이 교사와 분리해야 한다는 것 하나였다. 이것이 학대다 아니다 하는 생각 이전에 아이를 감정적으로 대하는 게 분명하게 느껴지는 교사에게, 더구나 특수학급이라는 상황에서 계속 보낸다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더불어 “교사를 직접 만나는 것보다 분리를 위한 절차를 밟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러면 사람을 대면하지 않고 시스템 속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교육청에 먼저 전화로 문의를 했다. 학대의 의심이 있어서 선생님과 분리조치를 원하는데 교육청에 신고하면 학교측에 얘기해 절차를 밟아서 진행해주실수 있는지 물었다. 교육청에서는 아동학대는 최초 학대행위 발견자가 신고의 의무가 있는데 학부모도 해당되니 학부모님이 직접 신고를 하셔도 된다고 했다. 저희는 학교에 가서 이 사실을 얘기하고 교사를 만나고 하는 게 너무 부담스운 상황이었지만, 수사기관에 신고해서 해결하는것은 피하고 싶었다”라며 “신고하지 않고 학교를 찾아갔다. 교장실에서 저희가 들었던 녹음 속 상황을 말씀드리면서 녹음을 들어달라 했으나 거절하셔서, 구두로 내용을 자세히 설명드리고 교사가 교체되기를 원한다고 말씀드렸다. 교장선생님은 교사의 교체는 신고를 통해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분리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교사에게는 사법처리를 하지 않도록 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안내를 받은 곳은 없었다”라고 짚었다.
이와 함께 “학교 측의 답변을 방관적 태도로 느낀 아이의 외삼촌이 교장선생님과 대화 과정에서 어떻게 그렇게만 말할 수 있느냐 항변했다. 이 과정이 지금 난동으로 와전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결국 학대 혐의로 고소를 해야 교사와 분리될 수 있다는 것만이 저희에게 남은 선택지였다”라고 짚었다.
그는 지난해 9월 이후 아이가 학교에 재대로 등교를 하지 못했고, 다른 대안학교를 찾아봤고 여의치 않아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고 짚었다. 주호민은 “아이의 등교를 함께해 준 활동 지원사께서 아이가 수업에 집중을 못 해서 반 밖으로 데리고 나가 단둘이 개인교습을 해주었다고 하셨다”라며 “순간 9월에 있었던 녹음 속 상황이 바로 떠올랐다. 자폐아와 단둘이 있다는 부분에서 아이 엄마로서는 다시 두려움이 일었고 하지 않았어야 할 행동을 했다. 담임 선생님과 활동 지원사님과 저희 아이 셋이 있었던 화장실 안에서 두 분이 녹음기를 보게 되셨다. 학교의 구성원들이 저희를 호의적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인지라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어떨지 두려움이 컸다. 숙고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부끄럽고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라며 충동적인 단 한 번의 행동이었음을 강조, 이후 폐기했으며 담임교사와 활동 지원사에게 재발 방지를 약속했음을 이야기했다.
주호민은 “두 분은 이후 저희와 아이에게 모두 진심 어린 애정으로 대해주셨다. 이에 대해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면 언제 까지든 치르겠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당시의 상황으로 돌아가 얘기하자면 저희는 학교가 신고를 권해 아이를 학대한다고 생각한 교사를 고소했고, 교사의 행위는 학대의 혐의로 기소가 되었다. 그렇다면 수사기관에 의해서도 학대 행위가 인정되었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저희는 상대 교사의 사과를 기다렸다. 과정에서 교감선생님과 아이의 일반학급 담임선생님께서 아이엄마에게 선처 의사를 물으셨고, 아이엄마는 형사사건이어서 재판이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진심어린 사과면 충분히 선처할 생각이고 선처를 위해 돕겠다고 말씀드렸다. 상대측의 요청으로 중재를 위해 물어오셨던 건 아니어서 전달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상대 교사 측에서 연락을 했으나 우리가 거부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판은 두 번 정도 진행된 상황으로, 아이의 엄마가 증인으로 한 번 법정에 나갔고 변호인의 조력이 없었음을 짚었다. 주호민은 “한 사람의 인생을 재판을 통해 끝장내겠다는 식의 생각은 결단코 해 본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수사 절차와 재판 절차에 대해 너무 무지했고, 진심 어린 사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음을 털어놨다. 주호민은 “고소와 모순된 말이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무지한 인간이었던지라 그 상황에서는 학교 내의 교감선생님과 동료 교사분이 선처에 대해 물어보실 때 형사사건이고 기소가 된 후여서 소취하는 법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사과를 하신다면 얼마든지 도울 것이라고 상대 교사 측에도 전했다. 하지만 재판정에서 상대 교사는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를 혼잣말이었다고 주장했고 사과보다는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신 걸로 보였다”라며 “사과가 곧 유죄의 증거가 될 수도 있으니 섣불리 사과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아이의 엄마는 상대 교사께 사과의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처벌을 원하느냐는 물음에 잠시 망설이다 ‘네’라고 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호민은 “저희는 늘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할 때마다 진심으로 사과해 왔고, 장애 아동이니까 피해 주는 걸 당연시 여기는 것처럼 보일까 봐 조심하면서 살았다. 사과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가슴 아파도 장애아 부모로서 평생 짊어져야 할 일이라 생각하며 서로 마음을 다잡으며 살아왔다”라며 “아내와 상의하여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 서로 만나지 못한 채 재판에 들어가고 나서야 상대 교사의 입장을 언론 보도를 통해 봤다. 저희는 경위서를 통해 교사의 처지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직위해제 조치와 이후 재판 결과에 따라 교사의 삶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여기까지 와버렸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라도 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전학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피해를 끼친 곳에 계속 있을 수 없어 결정한 것이며 추후 다시 이야기할 것임을 알렸다. 더불어 주호민은 “며칠 동안 저희 아이의 신상이나 증상들이 무차별적으로 여과 없이 공개가 되고, 열 살짜리 자폐 아이를 성에 매몰된 본능에 따른 행위를 하는 동물처럼 묘사하는 식의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TV 화면에는 저희 아이의 행동을 두고 선정적인 자막을 달아 내보낸다. 부모로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저에 대한 자극적 보도는 감내할 수 있지만 이것만은 멈춰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주호민은 제도 개선에 대해서 목소리도 냈다. 그는 “교권의 보호가 온 사회의 화두가 되었고 절차상의 많은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다. 저희가 신고한 사건 또한 검찰의 기소가 문제였다면 현행법상 아동학대 행위에 대한 구성요건이 입법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학대 의심이 든 교사에게서 아이를 분리시키고자 했을 때 저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하나였다. 학교에서는 신고 조치를 해야 분리가 가능하다고 했고, 먼저 문의했던 교육청에도 같은 말을 했다. 그래서 신고를 선택했다. 당장 수사기관에 달려가 고소장을 넣은 게 아니다. 신고를 권장하도록 설계된 제도 속에서 이를 이용하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며 “타인의 ‘밥줄’을 자르는 칼을 너무 쉽게 휘둘렀다는 비난을 많이 봤다. 지금에야 너무나 가슴 아프게 받아들이다. 이 제도를 이용할 때 저는 미처 거기까지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모두가 제 부덕의 소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이 가져올 결과까지를 고려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이지만, 시행되는 제도가 그러한 결과를 만들 것까지를 고려한 바탕에서 설계되었다면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원망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주호민은 “아이에 대한 교사의 행위를 확인했던 순간의 부모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학대혐의를 인정받지 못하는건 감수해야 할지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절의 우연으로 인해 교사가 아이에게 했던 잘못된 행동이 아예 없었던 일이거나, 아무것도 아닌 일로 남는 것을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지금 이 순간까지도 계속 남아 있다. 상대 선생님이 교사로서 장애 아이에게 잘못된 행동을 한 과오가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해도 이것이 선생님의 모든 커리어를 부정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두가지 마음이 저희 안에서는 서로 모순되지 않고 공존한다. 물론 이 견해로 인해 저희는 수많은 비난을 더 받을 수도 있다. 저희가 잘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반성하며 살겠다”라고 사과했다.
이와 함께 “어떠한 해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분노가 깊은 상황에서 저희의 이야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짐작도 할 수 없고 두려운 마음”이라며 “그래도 물으시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답하겠다. 다 하지 못한 이야기와 여전히 필요한 이야기가 있다면 앞으로 계속 성실하게 답변드리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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