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손님 취급받을라”...삼겹살 먹다가 ‘리필’ 요구했다가는
삼겹살값과 고작 100원 차이
물가 한달새 0.1% 상승 그쳤는데
상춧값 평년 두배 가까이 치솟아
◆ 먹거리 물가 비상 ◆
채소 가격 급등에는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해 재배 면적이 급격히 줄어든 점이 결정타가 됐다.
여기에 8월에 폭염과 태풍 영향까지 더해지면 향후 식품 가격을 포함한 전체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상추는 대표적인 시설 채소로 지난달 수해로 비닐하우스들이 큰 피해를 입은 작목 중 하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상추 농가의 피해 규모는 473.3ha에 달했다. 단호박(216.1ha), 고추(198.5ha), 토마토(92.3ha) 등 다른 시설 채소보다 피해 규모가 훨씬 크다.
이제 상추 가격은 상추에 싸먹는 삼겹살 가격에 근접한 수준이 됐다.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적상추 100g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2475원, 청상추 100g은 2495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같은 날 같은 무게의 삼겹살 가격(2593원)과 100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수해 이후 상추 가격이 평년 가격(적상추 1329원·청상추 1338원)의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추 가격과 삼겹살 가격이 엇비슷해진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
상추를 제외한 채소의 가격도 대체로 크게 올랐다. 시금치(66.9%)와 열무(55.3%), 오이(23.2%), 토마토(10.2%) 등은 한 달 사이 10% 넘게 가격이 올랐다. 파(9.7%)와 배추(6.1%)도 5%가 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폭우 피해는)잎채소 위주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채소나 과일, 해산물처럼 날씨 등에 따라 변동이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도 한 달 만에 4.4% 올랐다. 수해 영향으로 신선채소 가격은 한 달 전보다 7.2% 올랐고, 신선과실 가격도 5.4% 상승했다.
다만 채소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전체 소비자물가는 6월보다 0.1%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내린 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1년 전보다는 21.1% 올랐지만 한 달 전과 비교해보면 4.9% 내렸다. 이는 지난달 전기료 누진세 구간 확대 등의 영향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전기료는 한 달 전보다 11.2%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이 내려간 점도 소비자물가 폭등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 6월보다 0.7% 내렸고, 1년 전과 비교하면 25.9%나 떨어졌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2.3% 오르는 데 그치면서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8월부터 내려가기 시작해 올해 1월 5.2%까지 내려왔다. 이후에도 계속 내리막길을 걷다가 6월(2.7%)부터는 2%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달부터 전년 대비로는 물가 상승률 하락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7월 물가 상승률이 6%대로 치솟았다가 8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만큼, 올 8월부터는 기저효과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조만간 식품 물가에 폭염·태풍의 영향이 새롭게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농식품부는 이날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를 소집해 농축산물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겉으로는 물가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인 것은 맞다. 하지만 세부 요소를 따져보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계절적 요인이나 외부 충격의 변동성을 제외하고 산출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3.9% 상승했다.
근원물가가 1년3개월 만에 3%대로 내려온 것이지만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역시 1년 전에 비해 3.3% 오르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포인트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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