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 교체’ 속도 내는 정부, 방문진 전방위 압박
감사원, 권태선 이사장 소환
방통위선 이사 2명 해임 건의
정부가 한국방송(KBS) 이사회에 이어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KBS와 방문진 이사회 구성을 정부에 유리하게 바꿔 내년 총선 이전까지 KBS와 MBC의 사장을 교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방문진에 따르면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에 있는 감사원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계획이다.
감사원의 방문진 감사는 지난해 11월 보수 성향 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가 국민감사를 청구해 시작됐다. 감사원은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사전 자료 수집을 했고 지난달 10일 본감사를 시작했다.
감사원과 방문진·MBC는 ‘감사원이 방문진을 감사할 수 있는가’를 놓고 행정소송 등 법정 다툼을 하고 있다. 국민감사제도는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법령 위반 또는 부패 행위로 인해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에 청구할 수 있다. 감사원은 방문진의 부패 행위가 무엇인지, 위반한 법령이 무엇인지 제시하지 않고 감사부터 시작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달 10일 “이번 감사는 ‘MBC 장악’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한 부당하고 위법한 감사”라며 “방송 장악 첨병 역할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4일 방문진에 대한 실지 검사, 7일에는 감독에 착수한다.
김현 위원에 따르면 이상인 상임위원은 2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김기중 이사 해임을 건의했다.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자료가 누락됐다는 등 이유로 알려졌다.
감사원 감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방통위 사무처도 해임 필요성 등을 먼저 보고하지 않았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2월 취임한 안형준 MBC 사장 선임 과정에 관한 자료를 지난달 28일 방문진에 요청했다.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통화에서 “그쪽(방문진)에도 자료가 제출된 게 있어 같은 자료를 제출한 건지 확인하려고 공문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는 “총선 이전에 이사회 구도를 바꾸고 사장을 교체함으로써 비판 보도를 할 가능성이 있는 KBS, MBC를 통제권 아래에 두려고 하는 것”이라며 “공영방송을 망가뜨리고 나서는 사적 미디어 영역까지 공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들·김송이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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