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관 의혹’ 뒤늦게 손본다

윤지원 기자 2023. 8. 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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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카르텔 추진본부’ 설치
부실시공 업체 입찰 제한
업체·관련자는 수사 의뢰

‘철근 누락’ 아파트 논란을 빚은 발주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LH는 부실시공 업체도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이한준 LH 사장은 2일 LH 서울지역본부에서 건설 카르텔과 부실시공 근절을 위한 LH 책임관계자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LH는 경기남부지역본부에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를 설치할 계획이다. 추진본부는 설계부터 심사, 계약, 시공, 자재, 감리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관예우 등 부정행위를 근절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건설안전기술본부장이 본부장을 맡으며, 운영 기간은 이날부터 카르텔이 철폐될 때까지다.

LH 발표는 철근 누락이 일어난 LH 발주 아파트 단지의 설계, 감리 업체 대다수가 LH 퇴직자들이 옮긴 전관 업체라는 보도가 잇따라 나온 데 대한 후속 조치로 보인다. 경향신문(8월2일자 2면)은 철근이 누락된 15개 아파트 단지 중 13곳의 설계를 맡은 업체들이 모두 LH 전관 업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15개 단지 중 8곳의 감리도 LH 퇴직자들이 근무하는 전관 업체가 맡았다.

LH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단계에서 전관이 개입할 수 있는 업무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또 자체 조사와 외부 제보 혹은 언론 보도로 전관 업체 간 담합 등이 의심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부실시공 업체는 다음 입찰을 제한할 수 있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중대재해와 건설 사고를 유발한 업체가 주요 대상이다.

특히 이번 부실시공 현장에서 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을 감안해 LH 내 감리용역 전담 부서를 개편하기로 했다. 민형사 조처도 이뤄진다. LH는 지난달 31일 발표된 무량판 구조 철근 누락 15개 아파트 단지의 설계, 시공, 감리 관련 업체와 관련자를 무량판 구조 설계오류 및 시공누락에 따른 부실시공을 문제 삼아 4일 경찰청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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