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타 치고 빠졌어야 했는데”...미수금 7천억 넘어 ‘역대급’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2023. 8. 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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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동성 극심한 증시 ◆

지난 7월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의 단말기에 급락한 에코프로 주식 시세가 나타나 있다. [김호영 기자]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초단타’ 매매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에코프로·포스코홀딩스 등 2차전지 기업에 극단적 ‘쏠림현상’이 나타나며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자 마치 코인에 투자하듯 하루에도 몇 번씩 주식을 사고 파는 현상이 늘고 있다. 증시가 투기판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서 미수금은 773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이튿날에도 7290억원으로 연이틀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미수금은 2거래일 후 갚아야 반대매매를 당하지 않는 초단기 대출을 가리킨다.

올해 1월 말만 해도 미수금은 1800억원대에 그쳤으니 반년새 4배나 넘게 급등한 셈이다. 통상 미수금 증거금율은 40%이기 때문에 ‘2.5배 레버리지’투자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 5월 차익결제거래(CFD) 규제가 강화된 뒤 레버리지 거래 수요가 미수 거래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차전지 관련주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던 지난달 초부터 잔고가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6% 가량 하락했던 코스닥 지수는 이후 이틀간 6% 반등하는 극단적 변동성을 보였다. 2일에도 3.18% 폭락하면서 초단타 투자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 종목 토론방, 온라인 카페 등 SNS를 타고 출처 불명의 투자전략과 수익인증이 일상화되면서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수거래가 증가했다는 것은 회전율 높은 초단기성 레버리지 거래가 증가했다는 의미”라며 “급등주의 시세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주식 투자자들의 회전율은 연령대에 상관없이 연초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국내 한 대형 증권사의 분석 결과 지난 1월 27%이던 20대 투자자의 회전율은 7월에 62.1%로 두 배 이상 늘었다. 50대 역시 11%에서 25%로 급증했다. 심지어 가장 보수적인 투자를 한다고 알려진 60대 이상의 회전율도 10.9%에서 16.6%로 확대됐다.

증시 투자 대기자금이라고 할 수 있는 예탁금도 지난 1일 기준으로 57조원을 넘어섰다.

초단타 매매가 일상이 되면서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지수마저 롤러코스터를 타는 지경이다. 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 등 시가총액 덩치가 커진 2차전지주가 급락하면서 전날 연중 최고점을 찍었던 코스피 지수는 2일 하루만에 1.9% 폭락 장세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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