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동료가 '다리 절단' 사고당했는데‥오늘도 '발판' 오르는 미화원들
[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차현진 기자입니다.
환경미화원들은 이렇게 차량 뒤편에 달린 발판에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며 작업을 하는데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발판 달지 말라고 이미 법으로도 못 박았지만, 법을 지키면서 동트기 전 쓰레기 수거를 마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하는데요.
실제론 어떨까요?
환경미화원과 함께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구로시장 앞.
청소 미화원들이 밤샘 작업에 나섰습니다.
각양각색의 쓰레기봉투들이 한가득입니다.
[정진호/환경미화원] "월요일 화요일에 제일 양이 많고요. 그때 양에 비하면 (오늘은) 한 절반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봉투를 나르고, 또 나르고..
요즘은 밤에도 땀이 비 오듯 하는데요.
헬멧에 마스크까지 쓴 미화원들은 이날 밤 역시 30도 가까운 열대야와 사투를 벌였습니다.
"앞으로 앞으로 형님 앞으로요."
1시간 쉬라는 규정은 있지만, 현실은 숨돌릴 틈조차 없습니다.
운전사 포함 3명이 구로구 2개 동 4만 4천여 명이 내놓는 쓰레기 15톤을 다음 날 아침 6시까지 치워야 하는 겁니다.
[정진호/환경미화원] "(시간 내로 못 치우면) 주민분들이 민원을 넣게 되시고요. 구청에서는 회사를 압박하게 되고 회사는 그게 누적되면 저희를 해고할 수 있는 사유가 됩니다."
그래서 청소차 뒤에는 이런 발판이 있습니다.
일하는 내내 여기 올라서서 이동해야 시간 내에 할당량을 끝낼 수 있습니다.
이 발판 탓에 얼마 전 동료 미화원 한 사람이 끔찍한 일을 당했는데요.
지난달 24일 밤 구로구의 한 도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음주운전 차량이 뒤쪽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당시 청소차 뒤쪽 발판에 서 있던 68살 미화원 김모 씨는 크게 다쳐 한쪽 다리를 잘라내야 했습니다.
문제의 발판, 물론 도로교통법상 불법입니다.
하지만 법 따로, 현실 따로인지 오래됐죠.
발판이 없으면, 미화원 1명이 하룻밤에 8천 보 이상을 더 걷는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정진호/환경미화원] "이제 발판을 내리게 되면..90km를 전부 걸어 다녀야 되고요. 문제는 그러면 이제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차량과 인원이 지원이 나와야 되는데 없습니다."
어젯밤부터 8시간 동안 미화원들을 따라 곳곳을 돌며 15톤가량의 쓰레기들을 거둬들였는데요.
평소보다 쓰레기양이 적었는데도, 미화원들은 단 1분도 쉬지 못했습니다.
해법은 차량과 인력 지원뿐인데, 미화원들은 어디 마땅히 호소할 곳도 없습니다.
[정진호/환경미화원] "진짜 쓰레기 하나 치우는 건데 왜 목숨을 걸고 일을 해야 되는지.."
정부라고 이런 문제를 모르지 않습니다.
지난 2018년 쓰레기 수거는 낮에 하는 걸 원칙으로 바꾸고, 쉽게 타고 내리도록 높이가 낮은 '한국형 청소차'를 도입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낮에만 일을 하는 곳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동구와 도봉구 뿐이고, 전국에 보급된 저상 차량도 고작 270여 대, 전체 작업차의 2%에 불과합니다.
바로간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 손지윤, 이원석 / 영상편집 :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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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손지윤, 이원석 / 영상편집 : 권나연
차현진 기자(chach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0322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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