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가 너무 비싼데 오르는 이유…기대에 취한 모멘텀[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8. 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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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미국 증시가 올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과거 통계를 봤을 때 1년 중 S&P500지수의 수익률이 가장 부진한 8월에 접어들었다.

동시에 8월 첫 거래일인 1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트리플 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2011년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를 돌아보면 미국 증시는 잠시 충격을 받고 하락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상승세를 회복했다.

어쨌든 이번에도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은 다소 과열된 듯 보이는 미국 증시에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현재 미국 증시는 어떤 기준으로 봐도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은 상태인데 꾸역꾸역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파이의 투자전략팀장인 리즈 영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모든 투자자는 펀더멘털을 살펴봐야 하지만 펀더멘털이 뒷전으로 밀리는 모멘텀 시기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증시는 펀더멘털 수준을 넘어 모멘텀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켓워치는 현재 주식을 매수하면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1달러에 대해 지금보다 금리가 더 낮았던 지난해 4월 이후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S&P500지수의 향후 12개월 EPS 전망치 기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9.7배로 5년 평균인 18.6배와 10년 평균인 17.4배보다 높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플랫폼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의 평균 PER은 31배로 높은 반면 나머지 493개 기업의 PER은 17배 남짓으로 과거 10년 평균 수준이다.

시에라 투자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제임스 세인트 오빈이 마켓워치와 함께 분석한 결과 주식에서 기대되는 수익률이 무위험 자산인 국채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률보다 얼마나 더 높은지를 보여주는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ERP)도 2002년 중반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연 5%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대신 이보다 기대 수익률이 크게 높지 않으면서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주식을 매수하는 이유는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내년부터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투자자들은 향후 고성장이 기대될 경우 ERP가 낮거나 심지어 마이너스라도 주식을 매수했다. 게다가 현재는 AI(인공지능) 산업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현재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실적 감소세를 경험한 이후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는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기업들의 올 2분기 EPS가 전년 동기 대비 7%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올 하반기에는 EPS가 증가세로 돌아서 올해 전체적으로는 전년비 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EPS 성장률이 12%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인트 오빈은 이 기대가 충족되려면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해야 하고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중에도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런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는 순조로운 환경이라고 해도 과거 데이터를 보면 지금 주가에 주식을 매수하면 장기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경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인트 오빈에 따르면 1991년 이후 선행 PER이 20배 부근일 때 주식을 매수하면 향후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5% 미만으로 떨어졌다.

증시는 아직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주가가 너무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대형 기술주 대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소형주와 경기 민감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파이의 영은 "일부 섹터의 밸류에이션이 극단적으로 올라가면 투자자들이 그 섹터를 피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돈을 빼지 않는다면 증시 내에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소형주 같은 섹터로 돈을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한달간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5% 올라 나스닥지수의 상승률 3.6%를 앞질렀다. 나스닥지수는 올들어 36.5% 급등한 반면 러셀2000지수는 12.7% 상승했다.

한편, 2일엔 오전 8시15분에 ADP의 지난 7월 민간 고용 증가폭이 공개된다. 장 마감 후엔 퀄컴, 코스트코,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이 실적을 발표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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