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당국, '美 신용등급 강등' 예의주시…"필요시 안정조치"

기재부, '美 신용등급 하향' 시장점검회의
"2011년보다 영향 적을 것…모니터링 강화"
"변동성 확대 경계…관계기관 긴밀히 공조"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각별히 경계하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일 정부와 한국은행 등 경제·금융당국은 시장 상황을 점검하는 긴급 실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국제금융센터 등 관계기관이 모여 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이후 정부는 방 차관 주재로 기재부 담당 부서들이 참여한 가운데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곧장 열었다. 방 차관은 회의에서 “아직 시장에선 지난 2011년 S&P의 미국 등급 하향보다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하지만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심화하며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체계를 유지하고 필요하면 시장안정을 위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 악화 등을 반영한다”며,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다. 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 관찰 대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11년 국가부채 상한 증액에 대한 정치권 협상 난항 등을 이유로 미국 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린 바 있다. 당시 미국 주가가 15% 이상 폭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에 큰 타격을 입혔다.

다만 정부와 한은은 이번 등급 하향 조정이 미칠 영향이 지난 2011년 당시보다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당시 신용등급 강등은 유럽의 재정위기, 글로벌 경기 불안 등과 맞물려 부정적 측면이 과도하게 부각된 측면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위험자산인 원화보다 달러화를 선호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신용등급 강등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지만, 이번에는 피치에서 하향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 메시지가 나왔기에 아직까지는 큰 영향이 없어 보인다”면서도 “다만 아직 안심할 수 없는 만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지유 (noticed@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