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흰 늙어봤냐, 난 젊어봤다”...김은경 논란에 지상렬 건배사 소환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이 확산하자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선 가운데 방송인 지상렬의 건배사가 소환됐다. 이 건배사를 소환해 민주당을 지적한 건 국민의힘이 아닌 홍정민 민주당 의원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상렬씨가 어느 방송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며 지상렬이 한 방송에 출연해 한 말을 소개했다.
지상렬은 지난 2월 11일 방송된 KBS 2TV ‘배틀트립2’에서 국내 여행을 즐기던 중 술을 마시며 “너희는 늙어봤냐? 나는 젊어 봤다”고 외친 바 있다.
홍 의원은 해당 건배사를 언급하며 “어르신들이 청년 시절을 거쳐 왔기 때문에 청년들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왜 못할까”라면서 “민주공화국이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시민들이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개인의 이해관계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이를 넘어서는 공공선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들이 선거를 비롯해 정치적 선택을 하는 데 있어 자신의 연령에서 비롯된 개인적인 입장에서 결정을 내린다고 보는 것은 민주공화국의 근간 중 하나인 시민들의 공공의식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연령에 따라 투표권에 차별을 두어야 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인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 좌담회에서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부터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일대일로 표결 해야 하냐는 것”이냐는 아들의 말을 두고 “되게 합리적이고 맞는 말”이라고 소개해 논란을 빚었다.
이후 같은당 양이원영 의원이 김 위원장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미래엔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가세해 기름을 부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위원장은 전날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노인 폄하’ 논란 발언에 대해 “그럴 의사는 전혀 없었다. (애초 발언의) 앞뒤를 자르고 맥락 연결을 이상하게 해서 노인 폄하인 것처럼 말씀하는데, 제가 곧 60세”라면서 “저도 노인 반열에 들어가는데 무슨 노인을 폄하하겠느냐. 오해의 여지가 있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노여움을 풀었으면 좋겠다. 혹시 마음 상한 분들이 있다고 하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양이 의원도 “저도 곧 노인인데 무슨 노인을 폄하하겠냐”면서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자신의) 노인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며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 주는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국민의 말씀을 겸허하게 경청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대할 것”이라며 “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들께 ‘그런 뜻이 아니었다. 그리고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면 된다”면서 “취지가 노인 비하나 국민들에 대한 모욕이 아니었을 거라 생각한다. 왜곡되게 전달되고 본인 취지와 다르게 전달된 데 대해서 보다 명징하게 사과하면 될 문제”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종민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과 혁신위의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며 “김 위원장의 발언은 변명할 여지 없는 ‘백번 잘못한 발언이다. 공식 기자회견으로 상처받은 국민께 정중히 사과드려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노인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950만 노인 세대들은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평균 잔여 수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발언에 분노한다”며 “민주당은 노인 폄하 발언을 반복하는 치유할 수 없는 습관이 있는 정당이 아닌가 자문하며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이러한 망발에 ‘맞는 얘기’라며 동조했다”며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양이원영 의원, 민주당 대표가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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