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 감독 "주호민 빌런 만들기 멈춰야…초원이들 잠재적 범죄자 낙인 우려↑"[전문]

정혜원 기자 2023. 8. 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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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민. 출처|주호민 인스타그램

[스포티비뉴스=정혜원 기자] 영화 '말아톤' 정윤철 감독이 최근 자신의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특수교사를 신고해 비난을 받고 있는 주호민 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2일 정윤철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주호민에 대한 과도한 비난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정 감독은 "나는 '말아톤' 감독으로서 특정 웹툰작가에 대한 멸문지화급의 과도한 빌런 만들기를 멈추고, 그의 아들을 포함한 많은 발달 장애 아이들이 집 근처에서 편안히 등교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를 대폭 증설하고 예산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언론과 여론이 힘을 쏟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아울러 특수 학교를 세우려할 때마다 집값 떨어진다고 길길이 뛰며, 장애를 지닌 아이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빌도록 만드는 고질적인 님비 현상을 재고하는 계기 또한 되길 빈다"고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또한 정 감독은 "안 그럼 웹툰작가의 별명인 '파괴왕'처럼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고양을 위해 쌓아온 그 동안의 사회적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이땅의 수 많은 초원이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힐 우려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감독은 "선생님들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언론은 항상 기저에 깔린 구조적 모순과 시스템의 진짜 빌런을 추적해야할 임무가 있다고 본다. 을과 을의 싸움이 지닌 무의미함과 비극성은 영화 '기생충'에서 충분히 보았다"고 덧붙였다.

▲ 주호민. 출처| 주호민 SNS

앞서 주호민은 경기도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가 발달장애가 있는 자신의 아들을 학대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직위해제됐고, 아동학대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주호민은 자신의 아들이 돌발 행동으로 인해 특수학급으로 분리조치되어 특수 학급에서 교육을 받게 됐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두려움을 표현하고 등교를 거부해 아이의 가방 안에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켰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녹음에 단순 훈육이라고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겼다고 주장했으며, 학교 차원에서 해결하려고 했으나 정서적 아동 학대의 경우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경찰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수교사의 사건 경위서가 공개된 후 주호민의 주장과는 상반된 주장이 드러나 여론은 주호민을 비난하고 있다. 또한 현직 특수교사의 분노도 이어졌으며, 경기도 교육청은 주호민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특수교사 A씨의 복직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여론의 비난이 이어지자 주호민도 이날 2차 사과문을 게재했다. 주호민은 당시 상황들을 설명하며 특수교사를 신고한 것에 대해서는 하지 않았어야 할 행동이었다며 충동적으로 부끄럽고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담임선생님과 활동 지원사님께 사죄드리며 다시 이런 일이 없을 것임을 약속했다"라며 "여기까지 와버렸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라도 가능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저희가 잘못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반성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윤철 감독 SNS 글 전문이다.

나는 '말아톤' 감독으로서 특정 웹툰작가에 대한 멸문지화급의 과도한 빌런 만들기를 멈추고, 그의 아들을 포함한 많은 발달 장애 아이들이 집 근처에서 편안히 등교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를 대폭 증설하고 예산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언론과 여론이 힘을 쏟길 바란다. 아울러 특수 학교를 세우려할 때마다 집값 떨어진다고 길길이 뛰며, 장애를 지닌 아이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빌도록 만드는 고질적인 님비 현상을 재고하는 계기 또한 되길 빈다.

안 그럼 웹툰작가의 별명인 '파괴왕'처럼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고양을 위해 쌓아온 그 동안의 사회적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이땅의 수 많은 초원이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힐 우려가 크다. 선생님들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언론은 항상 기저에 깔린 구조적 모순과 시스템의 진짜 빌런을 추적해야할 임무가 있다고 본다. 을과 을의 싸움이 지닌 무의미함과 비극성은 영화 '기생충'에서 충분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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