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은행권 대형 횡령…허술한 PF 대출 노렸다
[앵커]
경남은행에서 5백억 원대 횡령 사고가 터져 검찰과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부동산프로젝트 파이낸싱, PF 대출을 관리한 직원이 가족 회사 등에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산 60조 원 규모로, 지방은행 3위인 경남은행에서 횡령 혐의가 포착된 건 지난달입니다.
부동산 사업을 담당하는 이 모 부장은 7년 전부터 상환된 PF 대출금을 빼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78억 원을 가족 계좌에 몰래 보냈는데, 적발되지 않자 아예 시행사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 326억 원을 대출받은 뒤 가족 회사에 이체했습니다.
상환된 PF 대출금을 자신이 담당하던 다른 사업장에서 들어온 돈인 것처럼 처리하기도 했습니다.
전체 횡령 규모가 562억 원입니다.
경남은행은 500억 원이 넘는 횡령을 모르고 있다가 이 씨가 올해 6월 다른 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뒤늦게 자체 감사를 시행해 사태를 파악했습니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이 씨의 단독 범행인지, 혹은 조력자가 있었는지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 씨는 15년 넘게 PF 대출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7백 억 원대 횡령 사고가 터지자 금융당국은 각 은행에 순환 근무제 도입을 권고했지만, 경남은행에선 예외였습니다.
PF 대출은 담당자 외엔 대출금이 들어오는 시기와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내부에 지켜보는 눈이 없으면 횡령에 취약한 구조인 셈입니다.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모든 관리 프로세스, 리스크 관리까지 모든 프로세스가 특정인에 의존되는 구조가 장기간 이어졌을 때 여기서 횡령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은 대단히 높아질 수 있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은행권의 PF 대출 규모는 41조 7천억 원.
금융감독원은 다른 은행 PF 대출에는 문제가 없는지 긴급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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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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