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텐트서 대원들 숙식… 고열·탈수 환자 잇따라 ‘초긴장’ [폭염 '비상']

김동욱 2023. 8. 2. 19: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극심한 폭염 속에 진행되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2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세계 잼버리 대회 참가자 중 탈수와 고열, 열사병 등을 동반한 온열질환자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총 59명으로 집계됐다.

잼버리 야영지가 자리한 부안군은 전날 기온이 33도를 웃돌았고, 이날 오후 2시 기준 34도를 넘어서는 등 폭염이 지속돼 사실상 야외 활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만3000명 참가 역대 최대규모 개최
나무그늘 하나 없이 땡볕에 그대로 노출
조직위, 안개분사·덩굴터널 등 조성
만약의 사태 대비해 피난처 6곳 마련
대회 내내 폭염 경보… 행사 차질 우려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극심한 폭염 속에 진행되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관련 질환을 호소하는 청소년들과 벌레 물림 등을 호소하는 이들도 대회 이틀 새 800명을 넘어서면서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마저 나온다.

2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세계 잼버리 대회 참가자 중 탈수와 고열, 열사병 등을 동반한 온열질환자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총 59명으로 집계됐다. 잼버리 참가자를 대상으로 마련한 사전 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한 지난달 29일부터 연일 10명가량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한낮 34도… 더워도 너무 더워 2일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전북 부안군 하서면 야영장에 참가자들이 머물 텐트가 설치돼 있다. 부안 지역은 낮 최고기온 34도를 웃도는 폭염이 5일째 지속되고 있는 데다 잼버리 부지가 나무 한 그루 없는 간척지 벌판이어서 온열질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부안군 제공
하지만, 대회 조직위는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스카우트 영지 내 온열질환 환자 발생 시 대응 매뉴얼에 따라 조처하고 있으며 아직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조직위에 따르면 영지 내 잼버리병원을 중심으로 온열질환자 치료를 지원하고 응급상황 시 군산의료원 등 주변 도시 5개 대형병원을 협력병원으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또 총 7.4㎞ 길이의 덩굴터널과 그늘쉼터 1722개소 등 영내 그늘 시설을 조성했으며, 체온을 낮출 수 있도록 57개의 안개 분사 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스카우트 대원들의 탈수 예방을 위해 생수·음료 등 수분과 알약 염분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향후 잼버리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의 폭염이 발생하면 폭염 대피소로 지정한 부안 서림·매창공원과 해창석산숲, 스포츠파크, 부안댐, 실내체육관 등 6개소로 대원들을 이동시켜 휴식을 취하게 할 계획이다.

하지만, 연일 폭염특보가 발효된 찜통더위와 대원들이 텐트에 의존해 숙식 중인 야영지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잼버리 야영지가 자리한 부안군은 전날 기온이 33도를 웃돌았고, 이날 오후 2시 기준 34도를 넘어서는 등 폭염이 지속돼 사실상 야외 활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밤 최저기온도 25도를 넘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이날도 이곳을 포함한 전북 14개 시·군 전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져 체감온도는 35도를 웃돌았다. 전북 14개 시·군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이날 낮 최고 체감온도는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지난 1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야영장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회 참가 대원들에 따르면 야영지는 간척지 개발로 자연 초원 상태이지만, 최근 내린 비로 바닥에 머문 습기가 태양열로 인해 지표면으로 올라오면서 저절로 불쾌감을 느낄 정도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야영장 그늘막도 대회 3개월 전부터 넝쿨식물을 심어 터널형으로 만들고 중간에는 안개 분사 시설을 설치해 무더위를 식힐 수 있게 했으나,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넘나들 정도로 폭염이 지속되면서 습식 사우나로 변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현장에서는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한국인 자원봉사자는 “더워도 너무 더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기후와 환경이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청소년들이 폭염 속에 야외에서 텐트에 의존해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웰컴센터 앞에서 만난 말레이시아 국적 고교생은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텐트를 설치하지 못했다”며 “출국 이후 두통약을 두 번이나 먹었는데, 야영지가 생각보다 무더워 무사히 과제를 수행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무더위는 충분히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야영지 내 각종 그늘·휴식 시설, 잼버리 병원과 허브별 클리닉을 총가동하고 잼버리소방서·경찰서와 협력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안=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