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팔다리 잃은 우크라인 5만명... 의족 시술 1년 넘게 기다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군인인 루슬라나 다닐키나(19)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근처 최전선에서 포격을 받아 왼쪽 무릎 위를 다쳤다. 그는 절단된 허벅지뼈를 움켜쥐고 의료진에 의해 이송됐다. 자선 단체의 도움으로 의족을 받기 전 다섯 번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전직 철강 노동자 데니스 흐리벤코(24)는 지난해 징집돼 지난 1월 바흐무트 전투에서 두 다리와 왼팔을 잃었다. 부상 전에는 키가 185cm였지만 의족을 단 지금은 170cm로 줄었다. 7세 올렉산드라 파스칼은 지난해 5월 남부 도시 오데사 인근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한 다리를 잃고 현재 의족을 단 뒤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의료계, 자선단체, 의족 업체 등의 추정치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 후 팔다리를 하나 이상 잃은 우크라이나인은 최소 2만명에서 최대 5만명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족 절단 환자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보철 제조업체인 독일의 오토복은 정부와 의료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절단 환자의 수를 약 5만명으로 추정했다.
키이우 자선단체인 후프 재단은 전쟁 중상자 수를 20만명으로 추산했다. 재단에 따르면 통상 중상자의 약 10%는 절단 수술이 필요하다. 의족 시술 후 환자 등록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더 높을 가능성도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같은 수치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제1차 세계대전과 비교해보면, 당시 약 6만7000명의 독일인과 4만1000명의 영국인이 절단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전쟁 초기엔 포격과 미사일 공습이 주로 중상을 야기했지만, 지금은 약 1000km 전선을 따라 매설된 지뢰가 주 원인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의료 시스템이 과부하 상태라 많은 환자가 의족 시술을 받기 위해 1년 이상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환자들은 위축 등 문제를 피하려면 절단 후 늦어도 90일 이내에 새로운 팔다리를 받아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이다. 절단 환자 중 어린이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여러 개의 보철물을 교체해야 한다.
의족 마련에 드는 5만유로(약 7100만원)의 비용도 걸림돌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팔다리를 잃은 군인에게 최대 2만 유로(약 2800만원)를 보상해주고, 의족 업체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일정 부분 지원해주고 있지만, 민간인을 포함해 많은 환자가 여전히 치료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선단체에 의존해야 한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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