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관 없는 업체 가점…부실시공 '원스트라이크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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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이른바 '건설 카르텔' 근절을 위한 칼을 다시 빼든 것은 최근 보강 철근이 빠진 전국 아파트 부실 공사 현장이 전관 특혜와 관련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입찰 과정에선 참여 업체에 전관 직원 리스트를 제출하도록 할 예정이다.
최근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된 LH 발주 아파트의 설계를 맡은 A업체와 B업체 등도 LH 퇴직자를 영입한 전관 업체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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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누락' 시공사 수사 의뢰
전관 리스트 제출 의무화
2년 전 내놓은 혁신안도 안 먹혀
일각선 "실효성 있을지 의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이른바 ‘건설 카르텔’ 근절을 위한 칼을 다시 빼든 것은 최근 보강 철근이 빠진 전국 아파트 부실 공사 현장이 전관 특혜와 관련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입찰 업체에 전관 리스트 제출을 의무화하고, 전관이 없는 업체엔 가점을 줄 방침이다. 하지만 2021년 3월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개혁안을 발표한 뒤에도 전관 특혜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일각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LH “감리용역 감독할 전문부서 신설”
LH는 2일 서울 논현동 서울지역본부에서 이한준 사장 주재로 ‘반카르텔 공정건설 혁신계획’ 회의를 열어 개혁 조치를 발표했다.
이 사장은 “LH 건설공사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관 특혜 의혹을 불식하지 못하면 LH의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고강도 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혁안에는 본사 차원의 반카르텔공정건설추진본부 설립 계획 등이 담겼다. 설계와 심사, 계약, 시공, 감리 등 모든 과정에서 전관예우를 원천 차단할 제도 개혁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LH 내부에 감리용역을 감독하는 전문 부서가 신설된다. 현장에는 감리사를 감독할 현장 관리조직 설치를 의무화한다. 자재 구매 과정에서 담합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직접 구매자재 적용제도’는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입찰 과정에선 참여 업체에 전관 직원 리스트를 제출하도록 할 예정이다. 전관이 없는 업체에는 입찰 가점을 부여한다. 건설 현장에 퇴직자 배치를 제한해 LH 직원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부실시공 설계와 감리가 한 번이라도 드러나면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도 검토한다.
철근 누락 문제가 확인된 15개 부실시공 단지의 설계, 시공, 감리 관계자 등은 건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향후 전관 업체 담합 의혹이 나오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전관 특혜에 가담한 현직 직원은 징계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부실이 확인된 15개 단지는 보강 공사와 함께 보상 논의를 시작한다. 이 사장은 “보강 공사를 9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라며 “안전을 확보한 뒤 입주민과 구체적 보상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무량판 구조의 주차장 공사 발주도 가급적 하지 않을 방침이다.
○2년 전 혁신안 내놨지만…특혜 여전
국토교통부는 2021년 ‘LH 직원 투기의혹 사태’를 계기로 전관예우 근절 방안 등을 담은 혁신안을 마련했다. 당시 국토부는 퇴직일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퇴직자가 영입되거나 대표로 있는 업체와 수의계약 체결을 금지하도록 했다. LH 퇴직자 취업제한 대상은 임원(7명)에서 2급 이상 고위직 전체로 확대했다. 또 설계 공모와 공사 입찰, 임대주택 매입 등을 결정하는 심사위원회를 꾸릴 때 LH 직원을 배제하고 퇴직자의 본사·지역본부 출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LH와 전관 사이의 유착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이후 LH의 수의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LH 퇴직자가 몸담은 업체가 여전히 LH와 다수의 수의계약을 체결해서다. 지난 4월 29일 주차장이 붕괴한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를 설계한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는 같은 달 3일 1100만원 규모의 양주 회천 복합용지(복합1) 가설계 제작 용역 수의계약을 LH와 체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이 업체는 LH 퇴직자가 영입된 전관 업체다. 지난해에는 98억원 규모의 수의계약 두 건에 계약자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된 LH 발주 아파트의 설계를 맡은 A업체와 B업체 등도 LH 퇴직자를 영입한 전관 업체로 확인됐다.
유오상/김소현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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