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비교·추천 '산 넘어 산'…데이터 전송 두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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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이르면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지만 보험업계와 플랫폼업계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비스 제공 상품을 두고 이견을 보이다 1년여 만에 합의점을 찾았는데, 이번에는 데이터 전송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업계와 플랫폼업계는 현재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방식을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API란 데이터를 주고받는 전산망을 말합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보험사와 플랫폼사가 데이터를 공유할 때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요청하고 전송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보험사명, 보험료 등에 대한 값을 미리 정해두고 데이터 요청이 들어오면 이 값이 전송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API는 크게 '표준API'와 '개별API' 두 가지로 나뉩니다.
표준API를 도입하면 플랫폼사는 서비스 제공시 여러 보험사 상품들의 공통 사항만 가져올 수 있습니다.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보험다모아'는 이 표준API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개별API란 말그대로 개별사 간, 보험사와 플랫폼사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특정 보험사 상품에만 있는 담보 등 차별화된 내용까지도 플랫폼사가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을 예로 들 때, A보험사에서는 자동차대물이 1천만·3천만·5천만·1억원이고 B보험사에서는 2천만·5천만원이라고 가정하면 표준API 하에서는 5천만원에 대한 정보만 스크래핑되는 구조"라며 "개별API를 적용해야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아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금융위원회와 각 업권은 현재 이 API 방식을 두고 협의점을 찾아가는 상황이지만, 업권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초 보험업계에서는 기존 보험다모아와 동일한 방식인 표준API를 제안했지만 플랫폼업계에선 최대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개별API 방식이 적합하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 '제2의 보험다모아'에 불과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후 보험업계에선 표준API보다는 좀 더 확장된 이른바 '공통API'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표준API는 보험상품 간 교집합만 전송하는 방식이었다면, 공통API는 합집합으로 사실상 대부분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개별사들끼리 API를 구축하는 것보다는 공통API를 적용하는 것이 망 구축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개별API의 경우 보험사와 플랫폼사 간 구축하는 것이어서 중소형 보험사나 플랫폼사들은 별도 운영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플랫폼업계에선 여전히 '개별API' 도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옵니다. 일부 플랫폼사 관계자들은 "표준API보다는 범위가 확장된 방식이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지 모든 정보를 전송한다는 게 아니다"라며 "좀 더 정교하게 모든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해주기 위해선 개별API를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8월 온라인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통해 어떤 보험상품까지 제공할 것인지 그 대상을 두고 보험업계와 플랫폼업계간 이견을 보여왔습니다.
보험업계에선 상품비교가 쉽고 단순한 단기·소액보험만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플랫폼업계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결과적으론 보험사들의 온라인(CM) 상품 중 단기보험(여행자·화재보험 등),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저축성보험(연금 제외), 펫보험, 신용보험으로 범위가 제한됐습니다.
1년여 가까이 이어진 논의 끝에 합의점을 찾고 서비스 준비에 속도를 내는가 싶었는데 이번엔 API 방식을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선 이달 안에 API 방식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부 보험사나 플랫폼사에서 잡음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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