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배우 대거 나온 ‘밀수’는 200만 찍었는데…‘바비’ 부진은 ‘이것’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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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에서 큰 인기를 끈 영화 '바비'가 한국에서 유독 흥행이 저조한 이유를 놓고 한 외신은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지목했다.
여성 권익 운동가 심해인 씨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페미니스트 유머가 담긴 여성 중심의 영화는 여전히 금기시되는 주제라는 점을 '바비'가 분명히 보여줬다"며 "여성들이 이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을 망설일 수 있다. 페미니즘이란 말은 한국의 많은 개인에게 더러운 단어로 여겨지고, 사람들은 이 사회를 오랫동안 이끌어온 게 뿌리 깊은 가부장제라는 사실을 대면하기를 불편해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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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북미에서 큰 인기를 끈 영화 '바비'가 한국에서 유독 흥행이 저조한 이유를 놓고 한 외신은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지목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한국에선 '바비'가 부진하다"며 "페미니스트라는 꼬리표가 붙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여성 권익 운동가 심해인 씨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페미니스트 유머가 담긴 여성 중심의 영화는 여전히 금기시되는 주제라는 점을 '바비'가 분명히 보여줬다"며 "여성들이 이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을 망설일 수 있다. 페미니즘이란 말은 한국의 많은 개인에게 더러운 단어로 여겨지고, 사람들은 이 사회를 오랫동안 이끌어온 게 뿌리 깊은 가부장제라는 사실을 대면하기를 불편해한다"고 했다.
가디언은 "한국은 여전히 매우 가부장적이고 선진국 중 성평등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하고 이코노미스트지의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계속 꼴등"이라고 했다.
가디언은 "지난 수년에 걸쳐 한국의 남성 위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페미니즘은 급진적 행동과 결부돼 부정적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고도 했다.
다만 영국 출신 한국영화 평론가인 제이슨 베셔베이스는 "일부 여성 주도 영화들이 고전을 겪고 페미니즘 반대론자들이 이런 영화를 공격하겠지만, 이런 게 바비가 흥행에 부진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닐 것"이라며 "사실 여성 출연진이 다수인 한국 영화 '밀수'는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독특한 시장"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대중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된 '스타워즈' 시리즈가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점도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한국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개봉한 영화 '바비'는 현재까지 누적 관객수 약 46만명을 기록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지난달 12일 첫 선을 보인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이 360만명을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성적은 그렇게 좋지는 않은 편이다.
한편 KOBIS에 따르면 영화 밀수는 1일 오전 8시 기준 누적관객수 200만명을 넘어섰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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