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사·학생 모두 궁지로 모는 특수교육 실태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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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일 웹툰 작가 주호민씨에게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뒤 직위해제가 된 특수교사의 복직을 허용했다.
법정 정원은 장애 학생 4명당 특수교사 1명이고, 중증 장애 학생에게는 원활한 수업 활동을 지원하는 특수교육실무사도 필요하다.
교육당국이 특수교사에 대해서는 '교권 침해 대책'으로만 좁혀서 보지 말고 특수교육 시스템 전반을 돌아보고 개선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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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일 웹툰 작가 주호민씨에게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뒤 직위해제가 된 특수교사의 복직을 허용했다. 교원이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기관 조사를 받으면 직위해제가 될 수 있지만, 진상규명 전에 기소만으로 가해자 낙인이 찍혀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고 한다.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사망 이후 ‘교육 활동 침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과 무관하지 않은 조처일 것이다. 주씨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보여온 초등학생 아들이 지난해 9월 학교에서 돌발 행동을 했는데, 이후 특수교사가 부적절한 발언을 쏟아냈다고 주장한다. 반면 특수교사 쪽은 아이를 훈육하는 과정이었고 대화의 앞뒤 맥락을 살펴달라는 주장이다. 검찰이 해당 교사를 기소한 상태여서 사건의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다만 그 결과와 무관하게, 학교 내 약한 고리인 부실한 특수교육 시스템이 교사와 학생 모두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은 꾸준히 늘고 있다. 교육부 통계를 보면, 2013년 8만6633명이었던 특수교육 대상 아동이 지난해엔 10만3695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교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법정 정원은 장애 학생 4명당 특수교사 1명이고, 중증 장애 학생에게는 원활한 수업 활동을 지원하는 특수교육실무사도 필요하다. 장애 특성에 맞게 전문적인 교육과 돌봄이 필요하지만, 일선 교육 현장에선 최소한의 법정 기준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반 교사들도 힘겨워하는 행정업무 부담과 아동의 과격한 행위로 인한 피해 경험은 특수교사에게 좀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보통 특수교사들이 한 학교에 한명 정도 배치되다 보니 혼자서 교육활동과 특수학급 운영 관련 행정업무를 도맡아야 한다. 종종 벌어지는 교실 내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도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특수교사들은 학교에 못 나올 사정이 생기면 통합학급에 학생을 맡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는데, 학습권 침해라며 문책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일반 학생들과 조화롭게 섞이는 통합교육은 말뿐이고, 주로 특수학급에서 별도의 교육을 제공하고 담당 교사 한명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지우고 있는 것이다. 영국이나 미국은 통합학급을 중심에 두고 특수교사 배치 확대와 전문성 확보, 가족과의 협력 등에 적극 나선다. 교육당국이 특수교사에 대해서는 ‘교권 침해 대책’으로만 좁혀서 보지 말고 특수교육 시스템 전반을 돌아보고 개선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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