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개발·가성비… 우주혁신 인도처럼!

이준기 2023. 8. 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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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극궤도·2014년 정지궤도
위성 이어 발사체·무인우주선도
우주핵심기술 독자 솔루션 확보
美 10분의1 돈으로 화성탐사까지
인도의 무인화성탐사선 '망갈리안'. 위키피디아 제공
찬드리얀 3호의 달 착륙 상상도. ISRO 제공
지난 7월에 발사된 인도의 달 착륙선 '찬드리얀 3호' 발사 모습. ISRO 제공

테크산업에 부는 인도風 인도는 우리나라보다 산업화가 덜 됐지만 우주개발에서는 몇수 위다. 우주 분야에서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지만, 최강국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는 글로벌 우주 무대에선 주변국이 아닌 중심국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50년이 넘는 우주 역사를 가진 인도는 1980년대에 이미 우주강국으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민간기업의 우주개발 참여 확대와 재사용 발사체 개발, 무인 우주탐사선 발사 등에 나서며 글로벌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냉전시대, 독자 우주기술 확보 인도는 1962년 설립된 국가우주연구위원회가 1969년 ISRO(인도우주개발기구)로 이름을 바꾸며 본격적으로 우주개발에 뛰어들었다. 당시 냉전시대라 선진국이 기술이전을 해주지 않아 처음부터 독자 우주개발로 방향을 잡았다. 위성부터 발사체, 우주탐사선, 무인우주선까지 모든 기술을 독자 개발하기 시작한 인도는 시행착오를 거쳐 우주 전반에 대한 핵심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 인도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인공위성 자체 개발부터 시작했다. 1975년 인도 최초의 인공위성인 '아리아바타'를 당시 소련 로켓에 실어 쏘아 올린 것을 시작으로, 1980년 로히니 위성 1호를 자체 개발한 우주발사체(SLV-3)에 실어 성공적으로 발사해 세계에서 7번째로 위성발사 능력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이때부터 우주분야에 두각을 보이며 강국 대열에 들어섰다. 1984년에는 소련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다녀온 '인도 최초 우주인'을 배출했다. 이어 우주수송 능력을 다변화하기 위해 다양한 궤도에 각종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 개발에 투자를 집중했다. 그 결과, 1994년 극궤도위성 발사용(PSLV) 발사체, 2014년 정지궤도 위성발사용(GSLV) 발사체 독자 개발에 잇따라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1999년 우리별 3호를 인도 극궤도위성 발사체에 실어 쏘아 올렸다. ◇발사체 자립화 이어 달·화성 탐사까지 확장 2000년대 들어서는 달과 화성으로 목적지를 넓혔다. 2008년 자체 PSLV 발사체를 이용해 최초의 달탐사선 '찬드리얀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세계에서 6번째, 아시아 3번째로 달 탐사선 보유국에 올라선 것이다.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사건이 생겼다. 미국과 인도가 2009년 맺은 기술보호협정이다. 인도 발사체를 활용할 경우 미국 부품이 들어간 위성 발사를 허용하도록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이 완화된 것. 이후 인도의 우주개발이 더 탄력을 받았다. 2010년 알제리 위성 발사를 시작으로 위성발사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 위성을 비롯해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영향을 받은 영국 원웹의 위성 36개를 한 번에 발사해 주목받았다. 지난 2014년에는 화성탐사선 '망갈리안'이 화성 궤도에 안착해 미국, 러시아, EU에 이어 네 번째로 화성에 탐사선을 보낸 국가가 됐다. 지난 7월에는 달착륙 재도전에 나선 달 무인탐사선 '찬드리얀 3호'가 성공적으로 달에 착륙하면 세계에서 네 번째 달 착륙 국가로 올라섰다. 인도는 저렴하게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기 위해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인도 첫 태양탐사선 '아딧야L1' 와 '가간얀' 미션의 일환으로 유인우주선 발사도 준비하고 있다. ◇가성비 전략에 이어 국제협력 확대 인도의 우주개발 전략은 '가성비'에 있다. 적은 돈으로 우주개발에 투자해 화성탐사까지 성공한 저력을 보였다. 실제로, 인도의 망갈리안은 미국 화성탐사선 '메이븐'의 10분의 1 정도 예산을 쓰고도 성과를 거뒀다. 그렇다고 기술력이 허술한 것도 아니다. 미국, 유럽의 우주기술 역량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술 경쟁력을 스스로 갖췄다. 이런 점은 우리나라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에는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과 인력,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우주개발의 특성상 혁신 속도를 높이려면 국제협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으로 지난 6월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에 참여하기로 서명했다. 또 내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에 인도 우주인을 보내는 등 미국과의 우주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팀장은 "인도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 사이의 줄타기 외교 전략을 기반으로 독자 기술 확보를 목표로 혁신을 지속하면서 우주강국으로 성장했다"면서 "비교적 적은 예산, 정부와 민간 영역이 애매한 다소 독특한 거버넌스, 민간 주도의 기술혁신 등 인도만의 방식으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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