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 "영화 '바비' 한국 부진…페미니스트 이슈 작용한 듯"

김휘란 기자 2023. 8. 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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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비' 스틸컷.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제공〉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국내에서 영화 '바비'가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배경 중 하나로 '페미니스트 낙인의 두려움'을 꼽았습니다.

가디언은 현지시간 2일 '페미니스트 꼬리표가 붙는 두려움은 현실:바비는 한국에서 실패했다'는 제목으로 영화 '바비'의 국내 흥행 저조 현상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바비'는 국내 개봉 이후 맞이한 첫 주말에 총 박스오피스 수입의 8% 점유율을, 두 번째 주말에는 3.9%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누적 관람객 수는 46만명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비슷한 시기 개봉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의 경우 360만 장 이상의 티켓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화 '바비' 스틸컷.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제공〉

해당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한 한 국내 여성권리운동가는 "페미니스트 유머가 담긴 여성 중심의 영화가 여전히 금기시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로 분류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디언은 이와 관련해 "한국은 뿌리 깊은 가부장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하다"고 지적하며 "여성은 출산 후 직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간 한국의 페미니즘은 급진적인 행동과 관련한 부정적인 개념으로 변했으며, 이는 남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넘어 현재는 더 넓은 사회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가디언은 다만 한국 영화산업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최근 국내에서 여성 출연자를 대거 앞세운 영화 '밀수'가 2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선전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바비'의 흥행 저조 이유가) 단지 해당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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