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속 반성" 주호민, 특수교사 선처 탄원서 제출…비난 여론 잠재울까 [MD이슈](종합)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웹툰작가 주호민이 2차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과의 뜻을 밝힌 한편 아이를 향한 비난의 화살만은 멈춰달라고 호소한 가운데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주호민은 2일 오후 장문의 입장문을 내고 "저희 아이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같은 반 친구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모든 특수교사님들, 발달 장애 아동 부모님들께 실망과 부담을 드린 점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전 우선 상대 선생님을 직접 뵙고 말씀을 나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8월 1일 만남을 청했다. 대리인께서는 지금 만나는 것보다는 우선 저희의 입장을 공개해 주면 내용을 확인한 후 만남을 결정하겠다고 하셨다"라며 운을 뗐다.
주호민은 현재 아이의 상황 설명부터 시작해 학폭위에 오른 사건, 성교육 강사 요구, 녹음기를 넣은 경위, 왜 녹음을 공개하지 않았는지, 5명의 변호사 상담, 분리요구 대신 고소를 택한 이유, 두 번째 녹음, 고소 이후의 상황, 재판 상황, 전학을 선택한 이유 등을 목차로 나누어 세세하게 적었다.
그는 아이가 불안 증세를 보여 딱 하루 녹음기를 가방에 넣어 보냈고 그 하루 동안의 녹음에서 충격적인 말들을 들었다고 했다. 아이의 이름 대신 '야, 너'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교사의 감정적 어조에서 훈육 차원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주호민은 "가장 힘들었던 대목은 아이에게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를 반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었다. 녹음 속에서 아이는 침묵하거나 반사적으로 '네'를 반복하며 그 말들을 받아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사건 발행 후 교사 면담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고소를 했다는 비판 역시 보았다며 "뼈아프게 후회한다"고 사과했다. "특수학급 부모님들과 이 과정을 의논해야 했는데 저희 문제만 빨리 해결하려고 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정말 죄송하다"라며 고개 숙였다.
논란이 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서는 "아내와 상의해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한 사람의 인생을 재판을 통해 끝장내겠다는 식의 생각은 결단코 해 본 적이 없다. 직위해제 조치와 이후 재판 결과에 따라 교사의 삶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주호민은 "저는 지금 모든 특수교사들의 권리와 헌신을 폄하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라며 "장애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로서 누구보다 특수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선생님들의 고충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 고통 속에 반성하고 있다. 살면서 갚겠다"고 진심으로 반성했다.
주호민은 지난해 9월 자폐 성향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이 사실이 지난 7월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수교사 A씨는 교육청에서 직위해제 통보를 받았다가 지난 1일 복직했다.
주호민의 아들은 동급생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 돌발행동을 해 통합학급(비장애 학생과 함께 수업받는 학급)에서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다. 이후 주호민 부부는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고 등교시켜 특수교사의 부적절한 발언을 문제삼았다.
거듭 사과하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주호민이 비난 여론을 달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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