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패+7연패+무득점 위기’ 한국 女 축구, 독일 상대로 반전 쓸 수 있을까
2015년 16강전 이후 월드컵서 6연패 중
아이티, 베트남, 파나마와 함께 무득점 팀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오는 3일 오후 7시(한국시간) 호주 퀸즐랜드주의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독일을 상대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치른다.
현재 한국의 분위기는 침체해 있다. 16강 분수령이라 여겼던 콜롬비아와의 첫 경기에서 0-2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 초반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으나 페널티킥 선제 실점과 실수에 의한 추가 실점에 무너졌다. 국내 출정식을 ‘가상의 콜롬비아’ 아이티로 삼았고 선수단과 벨 감독 모두 콜롬비아전 중요성을 강조하고 준비했기에 큰 타격이었다.
콜롬비아전 패배가 실망감으로 돌아왔다면 모로코전은 충격이었다. 조 편성 결과가 나온 뒤 1강 2중 1약을 예상하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우승 후보이자 FIFA 랭킹 2위인 독일이 앞서가고 17위 한국과 25위 콜롬비아의 경쟁 체제로 전망됐다. 72위이자 월드컵에 처음 나서는 모로코는 모두가 승점 3점을 챙겨야 하는 상대로 봤다.
모로코가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0-6으로 대패해도 크게 놀라지 않은 이유였다. 콜롬비아전에서 패한 한국은 내심 모로코전 다득점 승리를 노렸다. 그러나 한국은 무기력했다. 전반 초반 실점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오히려 모로코에 여자 월드컵 역사상 첫 골과 첫 승리를 헌납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2연패를 당한 한국(승점 0, -3)은 조 최하위에 처져있다. 2연승의 콜롬비아(승점 6, +3)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그 뒤를 독일(승점 3, +5), 모로코(승점 3, -5)가 잇고 있다.
희박하지만 한국의 16강행 가능성은 남아 있다. 우선 한국이 독일을 다섯 골 차이로 꺾어야 한다. 이후 동시간에 열리는 경기에서 콜롬비아가 모로코를 잡아줘야 한다. 2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고 FIFA 랭킹 72위 모로코에도 패한 상황에서 상당히 어려운 미션이다.
경기 하루 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벨 감독 역시 “우리가 지난 2경기를 모두 이겼더라도 독일전은 어려운 경기였을 것”이라면서 손가락으로 ‘작다’는 제스처를 했다.
그는 “5-0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확률은 이 정도밖에 없다”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적이라는 건 너무 큰 단어”라며 “축구에서 기적을 언급하기보단 먼저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모로코전 이후 지소연(수원FC)은 “(4년 전) 그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며 “다음 월드컵이 있으니 어린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데 굉장히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착잡함을 드러냈다. 주장 김혜리(인천 현대제철) 역시 “마지막 남은 한 경기는 무조건 좋은 결과를 내고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라며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월드컵 연패 사슬도 끊어내야 한다.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던 2015 캐나다 월드컵 16강 브라질전 패배 이후 6연패 중이다. 독일전마저 내준다면 연패 숫자는 더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무득점 늪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치르며 아직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지난 모로코전에서는 14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 안으로 향한 건 한 개도 없었다. 현재까지 한 골도 넣지 못한 팀은 한국을 비롯해 아이티(53위), 베트남(32위), 파나마(52위)다. 아이티와 베트남은 조별리그 일정을 모두 마쳤고 한국과 파나마는 한 경기씩 남겨둔 상황이다. FIFA 랭킹에서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만 무득점 현실은 다르지 않다.
벨 감독은 “내일 경기에서 최소한 한두 번의 기회는 잡을 것”이라며 “모두가 대표팀에서 뛰는 걸 아주 자랑스러워하지만 국제 무대가 주는 긴장감,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날의 과오, 실수는 잊고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4년간 보인 최고의 기량을 내일 다 보여주겠다”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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