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안국약품 부회장, 수십억 리베이트 재판만 4년째…대표 복귀 명분 찾기 어려워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이 수십억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4년째 받고 있다.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어진 부회장 대표이사 복귀 명분도 약해졌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어진 부회장과 안국약품은 오는 25일 불법 리베이트 제공 혐의 관련 공판이 예정돼 있다.
어진 부회장은 의사 85명에게 89억원 상당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2019년 7월 기소됐다. 안국약품으로부터 뇌물을 수수받은 일부 의사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어진 부회장은 고 어준선 안국약품 명예회장 장남이다. 안국약품 지분 43.2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1998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고 어준선 명예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 경영을 이끌어 왔으나, 작년 3월 사내이사와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놨다. 이후 안국약품은 원덕권 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한 전문 경영인 체제에 돌입했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어진 부회장은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이후 어진 부회장이 곧 대표이사로도 복귀할 것이란 예상이 많지만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
어진 부회장은 불법 리베이트 외에도 ‘불법 임상시험’ 관련 재판도 받고 있다. 어진 부회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승인 없이 안국약품 중앙연구소 직원 16명에게 개발단계에 있던 혈압강하제 약품을 투약하도록 하고, 2017년 6월에도 연구소 직원 12명에게 항혈전응고제를 투여해 임상시험을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혐의에 대해선 작년 8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 선고가 내려졌으며, 어진 부회장측에서 항소한 상태다.
또한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안국약품 경영실적이 개선되면서 복귀 명분은 더 약해졌다.
안국약품은 지난 2019년 불법 리베이트 관련 의혹이 터지면서 경영실적도 악화돼, 지난 2021년까지 영업손실을 냈었다. 그러다 2022년 영업이익 96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전환했고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37억원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어진 부회장의 대표이사 복귀와 불법 리베이트 관련 재판에 대해 안국약품은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불법 리베이트 의혹이 제약업계에서 민감한 사안인만큼 회사에서도 언급하기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 사진 = 안국약품]-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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