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버스 예산 두 배 늘려 … 中전기차 저가공습 '맞불'
내년 1500대 구매지원 목표
3400억 예산안 기재부에 제출
점유율 44% 中버스 대항마로
현대차가 수소버스·트럭 생산
SK E&S는 충전소 건설 맡을듯
정부가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내년도 수소버스 구매보조금 예산을 올해의 두 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차세대 핵심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 생태계의 조기 조성을 지원하는 한편, 중국산 전기버스의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내년도 수소버스 구매보조금 예산을 올해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려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환경부는 올해 시내버스 400대와 광역버스 300대 총 700대에 도합 1620억원을 지원했다.
환경부는 내년 수소버스 구매보조금을 올해의 2배가 넘는 1500대에 지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예산도 3400억원 이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각 부처에서 예산 신청안을 접수하고 내년도 예산안 초안을 짜고 있다. 정부 예산안은 늦어도 9월 안에 공개돼 국회 심의를 거치게 된다.
정부가 지원 규모를 늘리자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수소 사용처 확보로 생태계 구축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는 2050년 글로벌 청정수소(블루·그린 수소) 시장이 182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탄소포집(CCS) 기술을 활용하면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높은 배터리 가격으로 전기에너지를 직접 저장하기 어려울 때 활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산업계에서 수소 생태계 구축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이 꼽힌다. 이들은 각각 수소 상용차와 액화수소 플랜트(생산기지), 충전소를 중심으로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버스 '일렉시티'를 국내외에 판매하고 있다. 그간 수소 승용차 '넥쏘'를 판매해 왔지만, 수소 인프라스트럭처 부족과 신규 차종 출시 지연으로 판매량이 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승용차 시장은 전기차가 대세로 떠올랐다"며 "더 긴 거리를 이동하고 무거운 짐을 날라야 하는 상용차는 수소차 비중이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도 내년 수소차 구매보조금 예산을 버스 등 상용차 중심으로 재편하는 한편, 승용차 지원 예산은 올해보다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전기버스에 대한 우려도 수소버스 보급을 가속화하는 이유로 꼽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버스 시장의 중국산 전기버스 점유율은 44%에 달했다. 2019년 24%에서 2020년 33%, 2021년 38%에 이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운송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정부 혈세를 지원하는데 중국산 전기버스가 혜택을 볼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청정에너지인 수소버스 보급을 확대하면 국산화율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버스는 완충까지 한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액화수소를 사용하는 수소버스는 20분이면 완충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을 마치면 635㎞를 주행하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도 수소버스 보급 확대에 발맞춰 생산 확대를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친환경 상용차 전용 공장을 증설해 수소버스 생산을 늘리고, 수소버스 내구성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밖에 공공기관용 수소청소차를 올해 도입하고, 5t급 중형 수소트럭과 10t급 대형 수소트럭도 내년부터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수소 사용처인 버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은 가운데 SK E&S는 액화수소 생산과 충전소 구축을 담당한다. SK E&S는 연 3만t의 액화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영하 253도로 냉각한 수소는 상온의 수소보다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 대용량 운송이 용이하고 충전 속도도 기체 수소보다 빠른 장점이 있다.
SK E&S는 글로벌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와 협력해 수소 충전소를 올해 말 국내에서 본격 가동한다. 환경부도 올해 말까지 수소 충전소를 전국 320곳에 확보하는 한편, 2030년에는 660곳까지 늘릴 방침이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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