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계약할 때, 비전은 WS” 1038억원 전액 회수는 불가능…이제 뭘 해야 하나

2023. 8. 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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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과 계약할 때 가졌던 월드시리즈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류현진은 2019년 연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약 1038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토론토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 중이었고, 류현진이 기둥이 돼 주길 기대했다. 실제 류현진은 단축시즌으로 열린 2020년에 12경기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를 차지했다.

실력도 실력이었고, 에이스 역할을 하며 젊은 투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팀의 기둥이란 그렇다. 주변 사람들을 따르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좀 더 나은 실력과 애버리지, 워크에식, 리더십 등이 종합적으로 좋게 기능할 때, 팀도 살리고 동료들도 조금씩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훗날 시너지를 일으킨다.


실제 토론토는 2020시즌에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해 가을야구의 맛을 봤다. 물론 맛만 보고 끝났지만, 류현진과 앞으로 함께할 3년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더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성과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류현진은 2021시즌 전반기 막판부터 극심한 제구 기복에 시달렸다. 급기야 에이스 역할을 좌완 파워피처 로비 레이에게 넘겼다. 그해 레이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주가를 높였고, 류현진의 영향력은 떨어졌다. 기둥도 일단 야구를 잘 하지 못하면 기둥으로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기 어렵다.


이후 류현진은 모든 사람이 알다시피 더 깊은 어둠의 터널로 들어갔다. 2022시즌 6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5.67을 남기고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 날렸다. 그 사이 레이는 시애틀 매리너스로 떠났고, 토론토는 케빈 가우스먼과 호세 베리오스라는 새로운 원투펀치를 구축했다. 2022시즌에는 포스트시즌에도 못 나갔다.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1년2개월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5이닝 9피안타 3탈삼진 1볼넷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예년보다 커터는 줄이고 커브로 타이밍 싸움을 하는 게 눈에 띄었고, 하드 히트 허용 비율은 높았다. 외신들은 대체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복귀전이라고 평가했다.


시즌은 이미 절반 이상 흘렀다.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위 사수가 당면 과제다. 그렇다면 잔여 시즌 동안 류현진은 뭘 해야 할까. MLB.com은 이날 토론토와 류현진이 계약할 당시와 걸었던 기대와 현실이 다르다는 사실을 짚었다.

“류현진이 2019년 계약했을 때, 젊은 핵심들에게 큰 보탬이 됐다.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었다. 이후 몇 년간 류현진과 토론토가 꿈꿨던 것처럼 정확히 가지 않았다. 류현진은 2020시즌 이후 37번의 선발 등판서 평균자책점 4.55에 그쳤고 큰 수술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재능 있는 선수들의 질주에도 불구하고 겨우 와일드카드시리즈에서 시간을 끌었다”라고 했다.


류현진의 4년 계약을 ‘실패’라고 단정하지만 않았을 뿐, 사실상 실패에 가깝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MLB.com은 “올 시즌은 기대와 현실의 차이에 대한 교훈이 있다. 토론토는 류현진과 계약할 때 가졌던 월드시리즈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라고 했다.

류현진과 계약할 때 월드시리즈 진출을 생각했다면, 목표 달성은 실패다. 돌아온 류현진이 토론토의 와일드카드 3위 사수를 견인하고, 나아가 포스트시즌서 최대한 높은 곳으로 팀을 올려야 토론토로선 이 계약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냉정히 볼 때 1038억원 전액회수는 이미 실패했다.


토론토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내야수 폴 데종, 강속구 불펜 조던 힉스 등을 영입했으나 대형 영입은 없었다. 선발투수 추가 영입도 없었다. 로스 앳킨스 단장은 소문과 달리 빅 네임을 데려올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고 MLB.com에 항변했다.

MLB.com은 “개선사항은 내부에서 내와야 한다. 류현진의 복귀는 그 일부일 수 있고, 채드 그린의 복귀가 뒤따라야 하지만, 토론토는 전반적으로 공격적으로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달리고 싶다면 잠재력을 충족시켜야 한다”라고 했다. 어쨌든 류현진으로선 약 10회 정도로 예상되는 잔여 등판서 최대한 잘 던지는 수밖에 없다. 그 내용과 결과로 토론토에 희망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류현진.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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