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확장…넥슨 '블루 아카이브' 中 출시

대세 부상한 '서브컬처' 게임
먼저 출시한 일본 돌풍 이어
최대시장 중국서 흥행 기대
K게임 다각화 시험대될 듯
넥슨, 후속작 개발도 돌입

넥슨게임즈의 킬러 지식재산권(IP)인 '블루 아카이브'가 3일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블루 아카이브는 세계 최대 모바일 게임 시장인 동아시아(중국·한국·일본)에서 대세로 떠오른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으로 이미 한국과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한 이후 중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 게임업계가 지난해부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집중된 장르 편중 현상 △확률형 아이템 등 수익모델 한계 도달 △중국 게임 약진에 따른 모바일 게임 경쟁력 약화 등 어려움을 겪어온 가운데 모처럼 국산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인다.

2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정오 중국 시장에서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한 블루 아카이브는 공개 직후 1시간 만에 탭탭, 빌리빌리 등 주요 앱 마켓 플랫폼에서 다운로드·예약 순위 1위에 올랐다. 통상적으로 인기 게임의 경우 출시 당일 트래픽이 몰릴 수 있어 이용자들이 게임을 미리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블루 아카이브는 지난 3월 중국에서 사전예약을 시작한 이후 예약자 수만 41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게임업계에서는 블루 아카이브의 중국 흥행을 점치는 분위기다.

기대치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경우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완화 이후 국내 모바일 게임이 '메가히트' 반열에 오르는 첫 사례가 된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2021년 6월 이후 1년6개월 만에 한국 게임에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대거 내줬지만 MMORPG 위주의 한국 게임들이 중국 이용자들의 바뀐 취향을 공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국내 게임기업 대다수는 모바일 게임이 여전히 사업의 중심이다. 이 시장에서는 중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큰손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블루 아카이브와 같은 서브컬처 장르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여전히 비중이 높은 MMORPG 게임은 시장 비중이 3%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은 국내와 달리 장르가 매우 다변화된 시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가장 큰 인기 장르인 수집형 RPG의 60% 이상이 서브컬처 게임에 해당할 정도다. 중국 대표 게임사 호요버스의 서브컬처 게임 '원신'은 2020년 9월 출시 이후 7조원이 넘는 글로벌 누적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브컬처 게임은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소녀 캐릭터를 내세워 세계관을 만든 게임을 뜻한다. 팬덤이 존재하기 때문에 마케팅에 용이하고 다른 모바일 게임에 비해 이용자당 평균 매출(ARPU)이 높아 대규모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한·중·일 게임사들은 경쟁적으로 서브컬처 게임을 내놓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는 서브컬처 게임의 본산지인 일본 시장에서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4일 2.5주년 업데이트를 완료한 이후에는 양대 마켓에서 실시간 매출 순위 1위에 오르며 흥행 '역주행'을 이어가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블루 아카이브 이후의 신규 서브컬처 게임 개발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넥슨게임즈는 'RXTF(태스크포스)'를 출범하고 인력을 충원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TF는 현재 정식 프로젝트 출범 전에 게임 개발 방향성을 타진하는 단계에 있다. TF는 블루 아카이브 개발을 총괄한 김용하 PD가 키를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황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