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뉴욕 누빈다 … 메타버스 라이딩

김시균 기자(sigyun38@mk.co.kr) 2023. 8. 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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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회사원 정 모씨(31)는 한여름 장마와 폭염으로 야외에 나가기 힘들어지자 지난달부터 집에서 '독특한' 실내 바이크를 타고 있다. 국내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이 바이크는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된 스마트폰이나 갤럭시탭 등을 거치하고 타야 한다. 눈앞의 액정 화면에서 라이딩 공간을 고른 후 즐기면 되는데, 바이크에 자체 센서가 내장돼 있어 화면 속 환경에 따라 바이크 상태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오르막이면 페달을 밟아야 하는 강도가 높아지고 내리막이면 편해지는 식이다.

정씨는 "마니아가 선호하는 국내 유명 코스가 풀HD로 떠서 '리얼 라이딩'처럼 느껴진다"며 "오늘은 제주 동북부 해안가에서 탄다면 내일은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누비는 식"이라고 말했다.

즐겁게 건강을 챙기는 '헬시플레저'가 MZ세대 사이에서 '힙한' 라이프스타일로 떠오른 가운데 집에서도 쉽고 편리하게 건강을 챙기는 '홈테크니스' 아이템이 각광받고 있다.

홈테크니스는 집을 뜻하는 '홈'과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 그리고 건강을 지칭하는 '피트니스'를 결합한 표현으로, 메타버스와 3차원(3D) 입체 진동 등 최신 기술이 반영됐다. 이를 활용해 집에서도 야외 운동의 현실감과 즐거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챙기는 것이다.

대명소노시즌의 '소노시즌 플레이 바이크'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바이크 내부에 센서가 내장돼 있어 '소노시즌 플레이'라는 앱과 자동 연동된다. 이 앱과 연동하면 GPS 데이터에 기반한 앱 속 지형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부하가 조절된다. 리얼 라이딩 맵을 고르면 국내 유명 라이딩 코스 9개가 화면에 풀HD 화질로 구현되고, 가상 라이딩 맵을 선택하면 해외 명소와 라이딩 성지를 게임 화면처럼 3D 모드로 즐길 수 있다.

대명소노시즌 관계자는 "국내 9개 코스는 직접 촬영한 풀HD로 구현되기 때문에 정말로 현장에 있는 듯한 기분으로 바이크를 탈 수 있다"며 "해외는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프랑스 파리 센강, 영국 버킹엄궁전 등 명소와 라이딩 성지가 3D로 구현돼 마치 게임하듯 메타버스 공간에서 운동을 즐기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명소노시즌에 따르면 소노시즌 플레이 앱은 지난해 8월, 바이크는 올해 6월 출시됐다. 앱과 바이크를 아우르는 개념인 소노시즌 플레이의 누적 사용자는 이달 기준 1만명을 넘어섰다. 대명소노시즌 관계자는 "이달부터 MZ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고자 라이브커머스 같은 온라인 유통 채널로도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헬스케어 전문 브랜드 코지마도 홈테크니스에 집중하고 있다. 코지마의 주력 제품인 '비토'는 이미 MZ세대 '홈트족'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몰이 중인 운동기구다. 양발로 올라서면 3D 입체 진동으로 전신운동을 도와주는 기기인데, 손목에 착용하는 무선 리모컨으로 작동 모드를 바꿔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올해 상반기에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6% 넘게 늘었다. 지난 6월에는 여름을 맞아 '다이어터'가 늘면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약 71% 증가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전후 움직임이 추가된 신제품 '라피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대기업도 홈테크니스 시장에 가세해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스트레스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고객을 위해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으로 불리는 '브리즈'를 선보였다. 실시간으로 사용자 뇌파를 측정해 조절을 유도함으로써 심신을 안정화해주는 기기다. 뇌파 측정을 위해 귀 모양에 맞춘 이어셋과 뇌파 조절 유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앱으로 구성된다. 뇌파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사용자 상태를 측정한 뒤 스마트폰에 기록된 생활 데이터와 연계해 심신 안정과 숙면을 유도한다.

홈테크니스가 뜨면서 전 세계 홈테크니스 장비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홈테크니스 장비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55억달러(약 7조2000억원)에서 2027년 115억달러(약 15조원)로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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