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놓은 금메달 찾아올게요" 우상혁, 韓 육상 새 역사에 도전

인천=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2023. 8. 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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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 도전 '스마일 점퍼' 우상혁. 연합뉴스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한국 육상 사상 첫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우승에 대한 열망을 '맡겨놓은 금메달'이라 표현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우상혁은 19일 헝가리에서 열릴 2023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최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약 2주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그는 4일 현지 적응을 위해 유럽으로 떠난다.

지난해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2022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딴 우상혁이다.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은 그는 2m37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세계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획득한 건 김현섭에 이어 두 번째다. 김현섭은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20km 경보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그는 6위에 머물렀지만 도핑 재검사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된 선수가 대거 적발돼 3위로 올라섰다.

우상혁은 2022년 유진 대회에서 한국 최고인 2위를 차지했고,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 한국 최초의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리스트 탄생을 노린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 가뿐히. 연합뉴스

오는 19일 열릴 부다페스트 대회를 앞둔 우상혁은 금메달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2일 인천 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공개 훈련 및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유진 대회에서 얻지 못한 금메달을 이번에는 꼭 찾아오겠다"면서 "준비를 잘했다. 기분이 좋고 자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유진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 모양이다. 우상혁은 "지난해에는 대회 직전에 컨디션이 떨어졌다. 최상의 몸 상태로 세계선수권을 치르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맡겨놓은 금메달'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에서 한 차례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실수할 가능성은 더 적다"고 덧붙였다.

우상혁은 2일 현재 2023시즌 기록 순위에서 공동 6위(2m33), 랭킹 포인트 4위(1332점)를 기록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현역 최강' 바르심과 올 시즌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주본 해리슨(24·미국)이 우상혁의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

바르심은 역대 세계 2위 기록(2m43)을 보유한 현역 최고 점퍼다. 2017년 런던, 2019년 도하, 2022년 유진 대회에서 3회 연속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올해 최고 기록은 2m36이다.

해리슨도 화려한 우승 경력을 자랑한다. 올해 출전한 택사스 대회(2m33), 도하 다이아몬드리그(2m32),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2m32), 미국 대표 선발전(2m26), 런던 다이아몬드리그(2m35) 등 5개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지난달 18일 랭킹 포인트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우상혁은 경쟁자들의 선전을 오히려 반겼다. 그는 "바르심, 해리슨이 좋은 기록을 세운 대회에 내가 출전했으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며 "같이 출전한 선수가 좋은 기록을 내면 나도 힘이 난다"고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였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 연합뉴스

2023시즌 우상혁 역시 만만치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도하(2m27)와 피렌체(2m30) 다이아몬드리그에서 해리슨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세이코 골든 그랑프리(2m29)와 방콕 아시아선수권(2m28)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유진 세계선수권에서는 개인 최다 타이인 2m35를 기록했고, 올해는 2m33의 최고 기록을 썼다.

그동안 많은 경험을 쌓은 만큼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이다. 우상혁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메달 싸움을 해보고 많은 국제 대회에 출전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면서 "(이번 대회를 앞두고) 혹독하게 훈련했지만 마음은 편하다. 부담 없이 점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체중 67kg을 유지하고 있지만 더 높게 날기 위해 2kg을 감량할 계획이다. 우상혁은 "'이 정도 참았으면 당연히 금메달을 따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체중 관리를 잘했고 훈련 성과도 좋았다"면서 "주변에서 나를 불쌍히 여기지만 노력을 하면 그만큼 보상을 받더라. 집중하고 몰입하고 있다. 결과를 낼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다이어트도 그렇게 힘들지 않다. 먹방을 보며 잠들긴 하지만"이라며 웃은 뒤 "세계선수권에서 신나게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응원해 주시면 '맡겨놓은 금메달'을 꼭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우상혁이 한국 육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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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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