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LH `순살아파트` 대부분, 尹정부 출범후 준공·공사" 주장

여권의 文정부서 설계오류-부실시공-부실감리 주장 비판에 역공…"15개 단지 중 13개 단지가 尹정부 출범 후 준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한준 사장이 2일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사장 주재 회의에서 최근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최근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철근이 빠진 채 부실 시공된 것으로 드러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 15곳 중 13곳(87%)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공사를 진행했거나 준공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변창흠 전 LH 사장 및 국토부 장관 시기 주로 공사가 시작돼 책임이 지난 정부에 있다는 여권이 주장을 반박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문재인 정부 책임으로 돌리는 여권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이러한 내용의 '정책현안 보고' 자료를 만들었다.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에게 보고하기 위해 정리한 자료로 알려졌다.

자료에서는 '철근 누락' 사태가 발생한 15개 단지 중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준공이 완료된 단지를 7곳(파주 운정 a34, 충남도청이전 RH11, 수서역세권 A-3BL, 수원 당수 A3, 오산 세교2 A6, 음성 금석 A2, 아산 탕정 2-A14)으로 꼽았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단지도 양주 회천 A-15BL, 광주 선운2 A-2BL, 양산 사송 A-2BL, 양산 사송 A-8BL, 파주 운정3 A-23BL, 인천 가정2 A-1BL 등 6곳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인 문재인 정부 당시 준공된 단지는 남양주 별내 A25(2022년 4월 준공), 공주 송월 A4(2022년 2월 준공) 등 2곳에 불과하다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이는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국정조사'까지 언급하는 등 고강도 압박을 펼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간아파트보다 더 튼튼하고 안전해야 할 공공아파트가 부실의 주인공이라니 참담한 마음"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공분양아파트 설계, 시공, 감리 전반에 걸친 업무시스템을 점검하는 한편 건설 이권 카르텔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전 정부를 정조준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늘리지 않아 집값을 급격하게 끌어올렸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에 문재인 정부는 정권 말에 들어서자 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급하게 주택을 공급해 집값을 안정시켜야 했던 문재인 정부가 속도를 내면서 △설계 오류 △부실 시공 △부실 감리까지 모두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정책위 측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착공했다고 저절로 준공되는 건 아니다"며 "문제가 있음에도 준공 검사를 승인해준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책위는 양주 회천 A-15BL 지구의 감리를 맡은 다인그룹, 에스아이의 경우 윤석열 정부에서 선정된 업체로, 업체 선정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고도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