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태국 거쳐 K리그 간절함으로 여기까지 왔죠"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8. 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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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국내 복귀 김보용
K리그2 부천FC서 새출발
"소속팀 K리그1 승격 최선 "
김보용이 골을 넣을 경우 선보일 '싸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부천FC

구독자 4만5700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우즈벡 용병'에는 축구를 사랑하는 이라면 눈이 갈 수밖에 없는 영상들이 즐비하다. 이 채널의 주인은 '꺾이지 않는 간절함'의 소유자로 유명한 부천FC의 김보용이다.

우즈베키스탄과 태국에서 10시간 넘는 장거리 원정과 임금 체불 등 갖은 고생을 한 뒤 한국프로축구 K리그로 돌아온 그에게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싶은 동영상이 무엇인지 묻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지체 없이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보용은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축구선수로서 시작은 미약했지만 마무리는 멋지게 하고 싶다. 유튜브 채널 우즈벡 용병의 마지막 게시물로 월드컵 도전기를 다루는 것을 꿈꾸고 있다"며 "K리그로 돌아오겠다는 간절함 하나로 우즈베키스탄과 태국 생활을 버텼다. 다음 목표 역시 꺾이지 않는 간절함을 앞세워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축구 명문 숭실대 출신인 김보용은 2020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해 K리그를 누볐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첫 시즌을 마친 뒤 계약 연장에 실패한 그는 은퇴 위기에 놓였다. 대부분 선수들은 이때 은퇴나 지도자 전향 등을 선택한다. 그러나 김보용은 달랐다. 태극마크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던 그는 고민 끝에 우즈베키스탄 비행기에 올랐다.

우즈베키스탄 리그는 생각보다 열악했다.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원정 이동 시간이 길었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못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식사와 치료 등을 혼자 직접 해결해야 했다. 김보용은 "우즈베키스탄이 아니라면 뛸 수 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버텼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이겨냈는지 신기할 정도"라면서 "그만큼 축구가 정말 하고 싶었다.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FK 투론 예이판에서 2년간 활약한 뒤 지난해 태국 프로축구 2부 치앙마이FC에 새 둥지를 틀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한 그는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치앙마이FC에서 8골 5도움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김보용은 부천FC 영입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이영민 감독의 선택을 받아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는 김보용은 적극적인 돌파를 앞세워 조금씩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부천FC 유니폼을 입고 4경기에 출전한 김보용의 소감은 어떨까. 그는 "직접 경기장에서 부딪쳐보니 중계 때와는 확실히 달랐다"며 "공격 포인트를 아직까지 기록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내 실력이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상대 골망을 흔들고 선보일 세리머니 준비도 마쳤다. 여행 유튜버 곽튜브의 '싸울' 세리머니다. 구독자가 164만명에 달하는 곽튜브와 우즈베키스탄에서 인연을 맺은 김보용은 싸울을 자신의 시그니처 세리머니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보용은 "아제르바이잔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뜻을 지닌 싸울을 외치며 영상을 마무리하는 곽튜브의 인사를 골 세리머니로 하려고 한다"면서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는데 남은 시즌 최대한 많이 하면 좋겠다. 싸울 세리머니를 기대해달라"고 강조했다.

부천FC의 K리그1 승격을 이끌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그는 "올해 최우선 목표는 소속팀 부천FC의 승격이다. 나를 믿고 선택해준 만큼 팀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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