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일만의 복귀 류현진 '절반의 성공'
426일 만의 복귀전.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5이닝을 건강하게 소화한 것만으로 만족했다. 감독도 선수 본인도 더 나은 미래를 기약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마운드에 돌아왔다.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고 재활을 거쳐 1년2개월 만에 복귀한 것이다. 그는 2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소재 로저스센터에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치른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을 던졌다. 결과는 아쉬웠다. 삼진 3개를 잡았지만 안타 9개를 허용하고 4실점해 패전 투수가 됐다. 소속팀 토론토도 류현진이 강판된 이후 계투진이 난조를 보이며 볼티모어에 3대13으로 대패했다.
그래도 소득이 있던 복귀전이었다.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66승41패, 0.617)를 달리고 있는 볼티모어를 상대로 통증 없이 5이닝을 소화했다. 경기 후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돌아와 팀에 기여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전형적인 그의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체인지업이나 커브, 빠른 볼 다 좋았다"고 평가했다. 1년 넘는 공백기를 거쳐 출전한 경기에서 제 몫을 했다는 의미였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경기를 벌이던 도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자진 강판했다. 이후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았고 기나긴 재활기간을 보냈다. 체중을 약 13㎏ 감량하는 등 복귀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류현진은 지난달 4차례 실전 등판을 거쳐 볼티모어전을 통해 마침내 복귀전을 치렀다.
오랜만에 나선 경기에 긴장했던 탓일까. 경기 내용은 아쉬웠다. 초반 불안하게 출발했다. 류현진은 1회초 볼티모어의 첫 타자 애들리 러치먼에게 초구 패스트볼에 2루타를 허용했다. 이후 안타 2개를 더 맞고 2실점을 했다. 2회에도 첫 타자 라몬 우리아스에게 2루타를 내줬고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러치먼에게 또다시 중전 안타를 맞아 추가로 1실점했다. 3~5회를 잘 막아낸 류현진은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첫 타자 거너 헨더슨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얻어맞고 강판됐다.
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시속 91마일(약 146.5㎞)이었지만 평균 구속은 시속 89마일(약 143㎞)로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도 들쑥날쑥했다. 피안타 9개 중 4개가 장타(2루타 3개·홈런 1개)였을 만큼 상대 타선에 고전했다.
반면 희망도 봤다.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류현진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3회와 5회 두 차례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대량 실점을 하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복귀 후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 많이 긴장됐지만 재미있었다. 체인지업과 변화구 제구가 좀 안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어깨 수술 이후 복귀전을 치렀던 2016년보다 몸 상태는 편한 것 같다"면서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것은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부터 휴식일 없이 17연전을 치르고 있는 토론토는 6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한다. 이렇게 되면 류현진은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펼치는 원정 경기에 두 번째로 등판할 전망이다. 류현진은 "다음에는 꼭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피츠버그에서 뛰던 최지만이 MLB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2일 오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전격 이적했다. 이로써 기존에 샌디에이고에서 뛰던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으면서 새로운 '코리안 듀오'를 결성하게 됐다. 김하성은 2일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서 9회에 시즌 22호 도루를 기록하는 등 5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로 팀의 8대5 승리를 이끌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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