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설익은 알뜰배달에 바란다
배달 주문 앱 배달의민족이 지난 4월 소비자의 배달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알뜰배달이 잦은 배달 지연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한 번에 가까운 거리의 배달 여러 건을 묶어 배달하는 서비스인 만큼 한집배달보다 배달 시간이 길지만 안내된 예상 시간을 훨씬 넘어서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탓이다.
라이더에게 가는 알뜰배달 콜은 두 가지다. 하나는 같은 시각 들어온 근거리 주문 건 2~3개를 묶어서 한 번에 요청하는 방식과 다른 배달 건을 수행하고 있는 라이더에게 근거리 주문 건에 대한 콜을 보내는 방식이다. 동시에 들어온 주문이 근거리인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라이더가 배달 중 새로운 콜을 받게 된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알뜰배달은 배민이 축적한 데이터·배달 효율화 기술을 바탕으로 최적의 경로를 제안한다"며 "유사한 동선에 있는 배달 주문 건을 묶어 최소한의 이동거리로 배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알뜰배달의 예상 배달 시간은 30~45분, 배달비는 2000원 안팎이다.
문제는 알뜰배달의 배달 경로 최적화가 생각만큼 정교하지 않다는 것이다. 라이더가 일정한 반경 안에 있으면 기존에 수행 중이던 배달 건의 경로에서 다소 벗어나더라도 콜을 보낸다. 배달 구간의 지리적 난이도도 고려되지 않고 있다. 라이더가 배달 중 이런 콜을 반복해 수락할 경우 먼저 주문한 고객의 배달 시간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알뜰배달은 한집배달과 달리 일정 수준의 건당 배달료를 지급하지 않고 픽업 시 1000원, 고객 전달 시 1200원에 이동 구간 100m당 80원씩 붙는 구조다. 이렇다 보니 숙련된 라이더들 사이에선 알뜰배달을 할 시간에 한집배달 여러 건을 수행하는 게 수익 면에서 더 낫다는 얘기도 나온다. 라이더들의 알뜰배달 콜 거부나 배달 취소로 발생하는 배달 지연도 상당하다.
배민은 고객과 점주에게 받은 배달비에서 라이더에게 지급하고 남는 돈은 안정적인 배달 시스템 운영을 위한 비용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알뜰배달이 실질적으로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도록 더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할 때다.
[송경은 컨슈머마켓부 kyunge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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