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실적 따라 주가 희비...KB금융만 ‘방긋’

김보연 기자 2023. 8. 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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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실적 발표 후 주가 10.39%↑
신한 1.42%↑, 하나·우리 4.37%·4.04% ↓
신한, 자사주 매입 규모 1500억→1000억 줄여
하나, 증권 적자에 KDB생명 인수 불확실성 우려
우리, 첫 분기 배당에도 하락세

지난 주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4대 금융지주의 주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3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낸 KB금융지주는 주가가 일주일새 10% 넘게 오른 반면, 나머지 금융지주들은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호실적에 힘입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이 주가 상승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KB금융은 1분기에 이어 추가로 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업이 이익잉여금으로 회사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인 뒤 없애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 가치는 올라간다. 이 때문에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가 부양 및 안정 효과가 큰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그래픽=정서희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의 이날 종가는 5만2600원으로, 2분기 실적 발표 날인 지난달 25일(4만7650원)과 비교해 10.39% 올랐다. 신한지주는 이날 3만5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실적 발표 전과 비교해 주가가 1.42% 올랐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각각 주가가 4.37%, 4.04% 떨어졌다.

KB금융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2조9967억원의 반기 기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기준으로도 KB금융은 탄탄한 이자이익에 힘입어 1조499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23.9% 늘어난 규모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의 전망치 평균)를 10%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히며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서영호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후 “‘점진적 주주환원 증가’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고 있고,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3%가 넘어가는 부분에 대해선 주주환원에 쓴다는 원칙을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의 CET1비율은 6월 말 기준 13.78%다. CET1비율은 위기 상황에서 금융사가 지닌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금융 당국은 13% 이상으로 맞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서울 시내 은행 현금인출기(ATM) 모습./연합뉴스

신한금융의 주가는 횡보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6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소폭 줄었다. 실적은 시장 기대치와 비슷했으나, 주주환원 정책이 예상보다 소극적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규모 축소는 옥의 티”라며 “올해 4분기에는 자사주 매입 규모가 지금보다 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신한금융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1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줄어든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앞서 신한금융은 올해 초 매 분기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후 지난 2월, 4월 각각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태경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금융당국의 자본확충 스케줄에 따라 향후 1% 수준 정도의 CET1비율을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고, 이 과정에서 이번 자사주 매입 규모를 500억원 정도 낮췄다”고 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3위 금융지주 입지를 공고히 했으나, 주가는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주력 계열사인 하나증권이 올해 2분기 4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을 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금융이 비은행 부문을 확대하기 위해 KDB생명 인수를 검토 중인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전략이기는 하나 인수 이후 대규모 추가 자본 확충 가능성, 시너지 발생 여부 등이 불편하게 다가오는 만큼 빠른 시일 내 우려를 해소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실적 부진 여파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우리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조5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줄었으며, 2분기 순이익 역시 32.3% 감소해 62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처음으로 분기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으로) 주당배당금(DPS)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신주 발행에 따른 주식 수 증가까지 감안할 경우 DPS 하락 폭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고 했다. 우리금융은 자회사인 우리종금과 우리벤쳐파트너스의 100% 완전 자회사화를 위해 잔여 지분에 대한 소규모 주식교환을 오는 8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28일에는 신주가 상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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